보건복지부가 자살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고 삶의 회복을 지원하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상원 정신건강정책관은 31일 서울 보라매병원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의료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제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들이 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핵심적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이다. 응급 처치에만 그치지 않고, 정신과적 평가와 초기 상담을 제공한 뒤, 병원 내 단기 사례관리(최대 4회)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점검한다. 이후에는 지역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장기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이러한 다층적인 개입은 명확한 효과로 입증되고 있다.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은 자살시도자의 자살 사망률은 4.6%로, 서비스를 받지 않은 집단(12.5%)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초기 개입과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생명 보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국 9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 해 동안 총 3만665명의 자살시도자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았다. 서울 보라매병원은 2013년 사업 초기부터 참여해 온 선도 기관으로, 응급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3명의 사례관리자가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위기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현장을 찾은 이상원 정책관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자살 고위험군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입증된 사업”이라며 “자살시도자에게는 ‘골든 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생명을 지켜낼 수 있도록 효과적인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 사업의 내실을 더욱 다지고, 참여 기관 확대를 통해 위기 상황에 놓인 이들이 다시 삶의 희망을 되찾고 건강하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촘촘한 생명 안전망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