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기온과 습도가 급격히 오르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늘고, 여름휴가철 사람들과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유행성 각·결막염과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유행성 각·결막염 진료 환자 수는 휴가철인 7~8월에 많았으며, 지난해에는 5~6월 대비 7~8월 환자 수가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불청객, 유행성 각·결막염
아데노바이러스는 각막과 결막 모두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아 수영장, 목욕탕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서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충혈, 이물감, 눈물, 통증이 있으며, 아침에 눈곱이 많이 생겨 눈을 뜨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각막혼탁이나 눈꺼풀과 안구가 달라붙는 검구유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 및 예방은?
치료를 하려면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안약 점안, 인공눈물 사용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안대는 통풍이 되지 않고 습기가 찰 수 있으므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완치될 때까지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비누와 수건 등 개인 물품을 타인과 분리해서 사용해야 한다. 물놀이 시에는 눈 보호를 위해 물안경을 착용하고, 콘택트렌즈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거나 일회용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냉방기기 사용 증가로 인한 안구건조증
이른 더위로 실내 냉방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구건조증에도 유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불안정해 수분이 증발하면서 이물감, 통증, 눈물흘림, 눈시림, 뻑뻑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조한 실내 환경: 실내 적정 습도는 50~60%이지만 에어컨을 한 시간만 틀어도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진다.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면 눈물이 더 빨리 증발하여 쉽게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냉방기기 작동 시 바람을 정면에서 쐬는 것을 피하고, 장시간 사용할 경우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열대야로 잠들기 어려울 때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 눈 깜빡임이 줄어들어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화면에서 눈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늦은 밤 어두운 공간에서의 전자기기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윤영채 전문의는 “여름철에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기 쉽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만큼, 냉방기기를 올바르게 이용해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