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는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담간호사 제도화와 신규 간호사 취업난 해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 주도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이수진 간사, 소병훈·전진숙·김윤·서미화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과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 박인숙 제1부회장, 홍정희 당연직 부회장(병원간호사회 회장), 김윤숙 이사(서울성모병원 간호부장), 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회장, 김경선 인천사랑병원 간호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신경림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의료현장은 심각한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환자 안전과 간호 서비스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며 “특히 전담간호사는 법적 지위와 업무 범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신규 간호사들이 채용 기회 부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담간호사 제도화를 통해 의료현장을 안정시키고 신규 인력의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협회 최훈화 전문위원은 “현재 전담간호사 교육은 대부분 병원 내 선임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에게 구두로 전수하는 도제식 교육에 그치고 있으며, 교육시간도 1~4시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정부의 ‘전공의 복귀 시 전담간호사 업무 및 배치를 병원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에 대한 간호협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8.2%가 국가 차원의 표준 지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병원 자율에 맡길 경우 전담간호사의 전문성이 무시되고, 환자 안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최 위원은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 교육을 병원 자체에만 맡기는 방식은 교육의 통일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간호법 제14조에 따라 대한간호협회가 전담간호사 교육기관을 총괄 관리·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담간호사는 단순 기술 인력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을 책임지는 전문가”라며 “간호의 학문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간호협회 주관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대변한 이상은 간호사는 “간호대학 졸업 예정자의 입사 취소, 발령 지연 등은 간호법 시행 지연과 현장 혼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취업 불안정으로 간호직을 떠나는 이탈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간호사도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같은 인력 유출은 의료계 전체에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간호대학생 박준수 씨는 “지방과 수도권 간 의료 인프라 격차가 심각하다”며 “지방 병원의 낮은 급여와 복지 수준은 신규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수도권으로 몰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지방 간호사 채용 지원 등 균형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정희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의 데이터를 제시하며 “10개월간 전담간호사·전문간호사가 수행한 진료 건수는 46만 건, 처방 초안은 236만 건, 의무기록 초안은 4만 7천 건에 달했다”며 “오류는 극히 드물고 환자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담간호사는 진료의 양과 질을 유지하는 핵심 인력”이라며 “전문의-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가 함께하는 팀 기반 진료모델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선 인천사랑병원 간호본부장은 “중소병원에서는 전담간호사 교육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간호협회가 중심이 되어야만 교육의 질과 역할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회장은 "상급종합병원과 나머지 병원 간의 차이는 물론, 심지어 동일 병원 내에서도 임상과별로 전담간호사의 처우와 역할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현재 전담간호사에 대한 승인권이나 교육권이 병원장에게 있어 불안정하며, 업무 범위나 인력 활용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제도화된 틀 안에서 자격증 부여를 전제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숙 간호협회 이사(서울성모병원 간호부장)는 "간호사 업무 범위 시범사업 당시 '간호 부서장과 논의해 업무를 조정한다'는 문구가 간호사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며 "제도 마련과 자격증 부여를 전제로 한 교육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 초기에는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제도적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은 “전담간호사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다면 병원마다 임의로 업무를 부여하거나 비전문적인 업무를 맡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무 범위와 교육 기준을 법으로 명확히 하고, 시행령 단계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위원장 역시 “전담간호사 제도화와 신규 간호사 취업 문제는 결코 새로운 의제가 아니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실질적인 정책 개선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