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을 찾아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콜센터 추가 개소 준비 상황과 심리부검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자살예방 전문가들과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정 장관은 가장 먼저 오는 10월 정식 개소를 앞둔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제2센터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며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텍스트 대화에 익숙한 청년층의 높은 자살률을 고려해 2024년 도입된 온라인 상담 체계 ‘마들랜(메신저,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의 개선 방향에 대한 현장 의견을 경청했다.
지난 2024년 1월 1일 기억하기 쉬운 세 자리 번호 ‘109’로 통합 개편된 자살예방상담전화는 상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한 해 동안의 상담 건수가 총 32.2만 건으로, 2023년 대비 4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40명 규모의 상담사를 배치한 제2센터를 추가 개소하여 늘어나는 상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또한 이번 제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4억3천만 원이 확보된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찾아가는 온라인 상담 서비스’ 신규 도입 준비 상황도 함께 살피며, 서비스가 차질 없이 도입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정 장관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수행하고 있는 심리부검 체계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관심을 보였다. 심리부검은 자살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바탕으로 자살 사망자의 심리·행동 양상 및 변화를 분석해 자살 요인을 추정하고 검증하는 조사 방법이다. 2015년 도입된 이래 2024년까지 총 1438건의 심리부검 면담이 실시됐으며 이를 통해 확보된 정보는 근거 기반의 자살예방 정책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점검 이후 정 장관은 국내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며 현장 실무자와 자살예방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자문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3명(2024년 잠정치, 자살사망자 1만4439명)으로, 2003년부터 OECD 국가 중 1위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2023년 기준으로 자살률은 중장년(40~64세) 32.0명, 청년(20~39세) 24.4명, 아동·청소년(19세 이하) 4.6명으로 노인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어 더욱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백종우 경희대학교 교수, 정선재 연세대학교 교수, 이해우 강원대학교 교수 등 학계 전문가와 하상훈 서울 생명의전화 원장, 전준희 경기도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오화영 서울 중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임팀장 등 현장 실무자들이 참석해 생생한 의견과 전문적인 정책 제언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은경 장관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자살은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로 오늘 현장 실무자분들의 생생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의미가 컸다”며 “전문가 여러분이 주신 좋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생명도 끝까지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는 각오로 실효적인 자살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