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동의 신속한 출생신고와 아동 유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보호출산제’가 시행 1주년을 맞았다.
특히, 위기임산부에게 임신·출산·양육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원가정 양육을 우선 지원하는 ‘위기임신보호출산제’는 지난 1년간 유기 아동 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시키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일인 지난해 7월 19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약 1년간 총 1882명의 위기임산부에게 7317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이 중 심층 상담을 받은 325명의 임산부 중 160명이 원가정 양육을 결정했으며, 32명은 출생신고 후 입양을 선택했다.
보호출산을 신청한 임산부는 107명이었으나 7일 이상의 숙려기간과 상담을 통해 19명이 보호출산 신청을 철회하고 직접 양육을 결심하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실제 상담 사례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포착됐다. 자가 분만 후 병원으로 이송된 한 임산부는 초기에는 입양을 원했으나 숙려 기간 동안 아동과 시간을 보내며 양육 의지가 생겨 현재 직접 아동을 양육하고 있다.
또한 갑작스러운 출산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못했던 또 다른 임산부는 지속적인 상담 끝에 가족에게 출산 사실을 알리고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아동을 양육하는 등 ‘1308’ 상담 번호와 지역 상담 기관의 역할이 위기 임산부와 아동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위기임산부들이 안심하고 상담받을 수 있도록 ‘1308’ 상담 번호를 개통하고 전국 16개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을 설치하여 상담 인프라를 확충했다. 또 지역상담기관이 위기임산부 지지체계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간담회 개최, 종사자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KB증권, 한진, 스타벅스 등 기업과의 협약과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구보건복지협회 등 전문기관 연계를 통해 아동이 원가정에서 안전하게 양육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2024년에 작성된 출생증서를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하는 등 출생증서 기록물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향후 아동이 성인이 된 후 출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유기 아동 수의 현저한 감소이다. 2024년 보호대상아동 현황 통계를 보면 위기임신보호출산제가 시행된 2024년 출생 후 유기된 아동 수는 전년도 88명에서 30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위기임산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아동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복지부 김상희 인구아동정책관은 “아동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위기임산부들이 공적인 제도하에서 상담과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아동이 안전한 양육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동권리보장원 정익중 원장은 “위기임신보호출산제가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정보 및 접근성 부족으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위기임산부가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기를 바란다”며 “공적 체계 하에서 위기임산부와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 기반을 견고히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