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해외 장기 체류 중인 아동에게 지급되는 부모급여 등 사회보장급여의 부적정 수급을 막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외교부와의 협력을 통해 재외공관에서 발급된 여권 정보를 활용, 오는 8월 말까지 복지대상 아동의 여권 정보 1만403건을 일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복지 제도에 따르면 사회보장급여 수급자가 해외에 장기 체류할 경우 급여 지급이 중단되거나 정지된다. 구체적으로 부모급여, 양육수당, 보육료, 아동수당은 90일 이상, 유아학비는 3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법무부의 출입국 기록을 연계, 장기 체류 사실을 확인하고 사후 관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국외에서 출생한 아동의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기 전 재외공관에서 성명과 생년월일만 기재된 여권(일명 ‘국외출생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어 해당 여권을 사용한 출입국 기록으로는 아동의 해외 체류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일부 부적정 수급 사례가 발생해왔다.
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7월부터 사회보장급여 신청서를 개정해 해외 여권 소지 사항을 기재하도록 했지만 일부 누락 사례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외교부와 협력하여 여권 정비를 추진하게 됐다.
실제로 2024년에는 외교부로부터 국외출생여권 2만6433건을 제공받아 정비한 결과 4357명의 아동이 사회보장급여 신청 시 국외출생여권 소지 사항을 누락했으며, 이 중 605명이 해외 장기 체류 사실이 확인되어 급여 수급이 정지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2023년 9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발급된 국외출생여권 1만403건을 외교부로부터 제공받아 정비 작업에 들어간다. 지방자치단체는 이 중 여권 소지 사항 누락이 의심되는 대상자에게 확인 요청을 하고, 최종적으로 누락이 확인되면 해당 여권 사본을 징구하는 등 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앞으로도 외교부와 협력하여 주기적으로 국외출생여권 정비를 추진해 해외 장기 체류 아동에 대한 부적정 수급을 예방하고, 아동 대상 사회보장급여 신청 시 국외출생여권 정보 누락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 홍화영 복지정보운영과장은 “사회보장급여 및 서비스 신청 시 국민들께서 여권 정보 제출에 적극 협조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 정보를 활용하여 급여 적정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