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헬싱키대학병원에서는 핀란드마취간호사회(FANA, Finnish Association of nurse anesthetists)와 헬싱키대학병원이 공동 주최하는 뜻깊은 심포지엄이 열렸다. 나는 이 자리에 강연자로 초청받아 참석하며, 한국 마취간호의 교육과 업무 범위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미래 마취간호 교육과정’ 논의의 장
‘미래 마취간호 교육과정에 대한 토론’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은 헬싱키대학 크리스티나 준틸라 교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활발한 정보 교류의 장이 됐다. 오우띠 후흐딸라(Outi Huhtala) FANA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FANA의 교육 변혁, 특히 마취간호 교육과정을 석사과정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는 국제마취간호사회(IFN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Nurse Anesthetists)의 제키라울스(Jackie Rowels, 미국) 회장을 비롯해 대만, 노르웨이,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마취간호사회 대표들이 참석해 각국의 마취간호 교육과정과 협회 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나는 한국의 마취간호 교육과정은 물론, 업무 범위의 법제화와 간호법 제정 과정에 대해 발표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핀란드와 미국 마취간호사의 교육과 역할에 대한 발표도 이어져 각국의 시스템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국제 공동 연구의 결실, 한국 마취간호의 역량 입증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주목할 만했던 부분은 ‘핀란드, 한국, 대만, 미국의 마취간호사 역량 비교’를 주제로 한 논문 발표였다. 이 연구는 핀란드 마취간호사회 책임연구원인 전윤숙 박사가 개발한 ‘마취간호사의 업무 역량 측정 도구’를 활용해 네 개 나라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한 것으로, 2025 ICN Congress에서 발표된 바 있다. 나는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로서, 한국 마취간호사의 우수한 역량을 국제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던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 논문은 미국 마취간호사 논문지(AANA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며, 2026년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마취간호사 학회(WCNA)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 방문에서 이어진 핀란드와의 협력
사실 이번 심포지엄 참석은 핀란드마취간호사회 임원진이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하고 대한간호협회와 세미나를 개최한 연장선상에 있었다. 당시 오우띠 후흐딸라 FANA 회장은 핀란드가 한국의 마취간호사 교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핀란드 마취간호사 교육과정에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핀란드마취간호사회는 가천의대 길메디컬센터 방문에 이어 간호협회에서 ‘Forward Together, FANA and KANA’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한국 마취간호 교육과 실무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교류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님을 비롯하여 한국 마취간호사회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여 양국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이번 핀란드 심포지엄과 앞선 한국 방문을 통해 핀란드와 한국의 마취간호 분야가 서로의 발전과 역량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국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류가 활발히 이어져 각국의 마취간호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정계선 국제마취간호사회 교육위원회 위원(조선간호대학교 부교수, 마취간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