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치료하는 태아내시경 수술 300례를 달성했다고 7월 22일 밝혔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 중 10~15%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는 증상이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저하와 양수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쌍둥이 모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
태아내시경 수술은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해 두 태아 모두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기 위해 엄마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다.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 간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레이저 치료 후 양수를 빼내 높아진 압력을 낮춰준다. 전체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1시간 이내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에 따르면, 태아내시경 수술 300례는 국내 최다 기록이다. 수술 결과도 좋았다. 최근 태아내시경 치료 후 태아 생존율은 89% 이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치료 성적이다. 수술 후 14일 이내에 양수가 터지거나 조기진통이 발생하는 경우는 2% 이내로 매우 낮았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은 “태아내시경을 통한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국내에 도입된 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안전한 수술로 자리매김 해왔다”며 “서울아산병원은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해 태아내시경 300례라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연간 4500여건의 정밀 초음파를 시행하며, 태아 기형을 진단하고 출생 전 치료와 출생 후 치료 및 예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태아내시경 수술 300건 △태아 션트 수술 657건 △고주파 용해술 248건 △태아 수혈 219건 등의 실적을 쌓았다.
태아가 출생 후 받아야 하는 치료와 경과에 대해서는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심장과, 소아외과, 소아심장외과, 성형외과, 소아비뇨의학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신경외과 의료진과 협진하고 있다. 산전 상담을 조기에 시행해 출생 후 신생아 진료가 더욱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