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올해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잠깐 고민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결혼할 여자친구(간호사)와 부모님, 병원 동료 간호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기증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전남대병원 신준현(31) 간호사가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간호대학생 시절 교내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을 독려하는 홍보부스를 찾아 기증 신청서를 작성했다. 이후 10년이 지난 올해 3월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혈액암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 유전 형질이 일치해야 하는데, 이 확률이 2만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증할 수 있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신준현 간호사는 곧바로 결정하지 못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그는 “여자친구는 물론 부모님께 걱정을 끼칠 수 있고, 출근을 못하는 동안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 망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여자친구는 물론 부모님과 동료 간호사들은 신준현 간호사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줬다. 그는 지난 5월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을 마쳤다.
신준현 간호사는 “기증받으신 분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평생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는 과정은 통증도 없고, 헌혈하는 마음으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매우 적다고 하는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선한 선택을 하는 분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 채집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쪽 팔의 혈관을 통해 나온 혈액을 혈액성분분리장치를 이용해 조혈모세포만 분리해 채집하며, 나머지 성분은 다시 반대쪽 혈관을 통해 주입한다. 2박3일 입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