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간호전공 학위자가 간호학과에 편입해 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나갈 융합형 간호인재를 양성하고, 초고령 시대를 대비해 간호사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이수기간은 2년으로 제안됐다. 현재 우리나라 간호학과 학사편입과정은 대부분 3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경제적·시간적으로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에서는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방안으로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비간호전공 학위자가 간호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2년 과정이다. 미국은 ‘ABSN(Accelerated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 개선 토론회 열려
인재근, 서동용, 김병욱, 최연숙, 강민정 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주관 ---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후원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 개선 토론회가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을 중심으로’ 주제로 12월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 최연숙 국민의당 국회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 개선: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을 중심으로’ 주제로 김일옥 대한간호협회 편입제도개선위원(삼육대 간호대학장)이 발표했다.
김일옥 학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간호대학 학사편입 운영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실태조사는 대한간호협회와 한국간호대학(과)장협의회,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77개 대학 중 간호학과 학사편입과정을 3년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93.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간호학과 편입학을 받는 대학(89개)의 91%가 정원이 20명 이하였으며, 이는 한 학급단위를 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소수의 학생들은 2학년으로 편입돼 3년간 간호학사과정을 이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김일옥 학장은 “학사편입과정을 마치는 데 3년 이상 소요되는 것은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부담이 되며,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사편입 운영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원 확보를 통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 1학급 규모의 편입생 정원이 필요하며, 학급당 적정 규모는 40명 이상이다.
실태조사 결과 학사편입과정 학생의 연령은 29세 이하가 64.1%로 가장 많았고, 30∼35세가 25.1%, 36세 이상이 10.8%로 나타났다. 졸업 후 진로는 의료기관에 취업한 경우가 73.9%였으며, 종별로 보면 종합병원 34.5%, 상급종합병원 27.9%, 병원 11.5%였다.
김일옥 학장은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에서는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방안의 일환으로 비간호전공 학위 소지자를 위한 간호사 면허취득 2년 과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ABSN(Accelerated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정규과정 학생들과 동등한 임상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고, 간호사 면허시험 합격률이 높고, 취업 후 장기근속률 및 근무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2년 특별과정 운영
비간호 전공한 학위 소지자 대상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은 이태화 대한간호협회 편입제도개선위원장(연세대 간호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됐다.
지정토론자로 서문경애 한국간호대학(과)장협의회 제1부회장, 김순오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장, 조문숙 병원간호사회장, 노유미 나주드림노인복지센터 대표가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을 위해 관련 법령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실습기관과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 및 거점대학 중심으로 특별과정을 시행해 본 후 확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재덕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간호사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정석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과 김태경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의 구체적인 모델과 운영방안, 교육의 질 보장 방안 등에 대해 간호계에서 고민해주길 바란다”면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도 서로 협의하고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협, 편입제도개선위원회 운영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 개선안 마련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간호사 인력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잘 담아 필요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은 “올해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국립대병원에서 입사 5년 이내 사직한 간호사 비율이 85%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너무나 놀랐다”면서 “이는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이며, 간호사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시스템은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이 제도적 해법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오늘 토론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간호인재 양성을 위한 첫 걸음이 되길 바라며, 저도 관심을 갖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서면 개회사를 통해 “간호사가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근무환경과 처우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늘 토론회가 간호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연숙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서면 개회사를 통해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며, 현장의 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양정숙 국회의원(무소속)이 참석해 간호사들을 격려했으며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국민의 안전과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간호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융합형 간호인재 양성이 필요하며, 초고령 시대 지역사회 돌봄체계를 이끌어갈 핵심인력인 간호사가 확충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학사편입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해 수고해주신 대한간호협회 편입제도개선위원회 위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현행 3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간호학과 학사편입 기간을 단축해 2년 과정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