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담을 하고 있는 김은주 전담간호사.
# “백혈병으로 입원 중이던 한 환자분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싶다며 찾아오셨습니다. 전담간호사인 저의 설명을 듣고 상담을 마친 후 환자분은 밝게 웃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습니다. 이제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병원생활에서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미리 준비하는 내 삶의 마지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돕는 간호사가 있다.
울산대병원의 김은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전담간호사가 그 주인공. 30년차 베테랑인 그는 울산대병원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올해 4월부터 상담과 등록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 이곳에 배치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의 성인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자신의 연명의료중단 등의 결정에 관한 의사를 직접 문서로 밝힌 것이다. 희망하는 사람은 1차 상담을 받고, 전담간호사와의 상담을 거친 후에 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
김은주 전담간호사는 책임간호사(부장)와 한 팀이 되어 일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희망하는 외래환자, 입원환자, 내원객을 대상으로 한다. 정보제공과 상담, 의향서 작성 지원 및 등록, 홍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김은주 전담간호사는 “암이나 질병으로 투병하고 계신 분들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울기도 하고, 많은 근심과 걱정거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서 “상담하는 동안 잠시나마 그분들의 안식처가 되어드릴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젊고 건강한 일반인들도 찾아오는데, 이들은 비교적 담담하게 웃으면서 상담하고 작성을 마친다고 한다.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 교재와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김은주 전담간호사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 충분한 상담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특히 상담자가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자들이 자신의 삶을 한 번 되돌아보고, 마지막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은주 전담간호사는 순천청암대를 1991년 졸업했으며, 울산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울산대병원에 입사해 줄곧 근무했으며, 병동, 중환자실, 외래 등을 두루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