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진료소에는 날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진료실이나 회관, 논둑, 밭둑 길이 간호현장이었다. 산골간호사라는 명함으로 만난 어르신 모두는 나의 스승이었다.”
박도순 전북 무주군 공진보건진료소장이 산골간호사의 묵상에세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를 펴냈다.
앞서 수필집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사진집 ‘포내리 사람들’과 ‘포내리 사람들 II’를 통해 보건진료소장으로서 만난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희로애락에 대한 이야기, 농촌의 생활 풍경과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을 선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묵상에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책을 펴냈다.
봄·여름·가을·겨울 4부로 엮은 36편의 수필에는 평범하고 소박한 삶 속에서 지혜를 전해주는 주민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읽는 이들에게 따뜻한 사람의 정을 느끼면서 인생을 통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준다.
특히 여러 미술대전과 사진전에서 수상했고, 사진집을 펴낸 박도순 소장의 작품사진을 풍부하게 실어 사색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꽃망울부터 한여름 빗방울을 머금은 이파리, 가을빛 풍성한 단감, 눈꽃이 내려앉은 나뭇가지까지 섬세한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잠시 생각을 멈추게 한다.
“보건진료소에서 나는 아픔을 듣고 분노를 듣고 기쁨보다 슬픔을 더 많이 듣는다. 강력한 청력을 자랑하는 기계가 나온다 해도 결코 들을 수 없고 들리지 않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와 kg과 mmHg 같은 것으로는 표시할 수 없다.”
박도순 소장은 “그럴 수밖에 없어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주민들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물리지 않는다”면서 “그 분들의 위대한 삶에 어머나! 세상에! 같은 공감의 추임새를 기꺼이 넣어드리면서, 하루하루 그 삶 속으로 한 발 더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출판 생명의 양식 / 235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