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그 즈음. 항상 내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이곤 했다. 고3 이맘때는 간호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었고, 작년의 이 시기엔 지금의 내 자리에 서고 싶어 국가시험 공부와 면접 등으로 발버둥치는 날들을 보냈었다.
그렇게 간호사 면허를 따고 꿈을 이룸과 동시에 임상에 들어서기 전 태움이라는 문화가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됐다. 그 두려움은 고스란히 부모님의 걱정으로 이어졌다.
2019년 2월 25일. 내가 첫 출근하기 전, 부모님의 걱정이 셀 수 없이 많으셨다. 간호사의 조직문화에 힘들어 하진 않을까, 첫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응급실이라는 곳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같이 일할 선생님들은 어떤 분일까 등.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매일 하던 전화를 하루만 빼놓아도 걱정이셨고, 전화가 올 때마다 내가 울고 있진 않을까 맘을 졸이셨다고. 내가 어느 정도 일에 적응했을 때 웃으며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 걱정을 하고 계실 찰나에 병원에서 `부모님 초청행사'를 한다는 말을 전해드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총 16년간 학교를 다니면서도 부모님을 모셔서 나의 모습을 보여주기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심지어 나의 직장으로 초대해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내 직장 상사와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내 일터를 소개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충격적이었다.
부모님과 나 모두 의아해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한 후 마음은 정말이지 180도 바뀌었다. 내가 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통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소개해드릴 수 있었고, 실제로 일하고 있는 응급실에도 들러 조직이나 기능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서 기뻤다.
더욱 좋았던 것은 내가 의지하며 일하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부모님께 소개할 수 있어서 마음이 벅찼다.
응급실 간호사로서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던 시간들과 쏟았던 갖은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환자의 작은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고 환자의 입장에 서서 공감할 것이다.
더불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배움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