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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간호문학상 - 시·수필부문 심사평
홍정선(문학평론가/인하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8-12-19 오전 08:54:53

◇ 순수한 열정에 참신한 기량이 더해지기를

'간호문학상'을 심사할 때 느끼는 가장 큰 기쁨은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만나는 기쁨이다.

유명해지기 위해서나 돈을 벌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문학이 좋아서 글을 쓰는 자세, 글을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간호문학상' 심사에서 만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간호문학상을 심사할 때는 '신춘문예'처럼 문학으로 입신을 꿈꾸는 사람들의 작품을 심사할 때 느낄 수 없는 청량한 기분을 맛본다.

이번 '제39회 간호문학상'의 응모작들은 전반적으로 수준 차이가 크지 않았다.

심사자가 접한 시와 수필 분야 작품 중 수상작이 될 만한 작품들은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비슷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한 두 작품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이번 '제39회 간호문학상'에서 당선작을 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품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지 않았으나 참신한 기량을 보여주는 작품을 찾을 수 없는 어려움이 심사를 어렵게 만든 것이다.

〈시 부문〉 김경옥의 「모르는 일」을 당선작으로, 홍정미의 「봄의 언어」를 가작으로 뽑는다. 김경옥의 「모르는 일」을 당선작으로 뽑은 것은 함께 보낸 다른 2편의 시작품까지 합쳐 3편 모두가 다른 사람의 응모작보다 뛰어난 까닭이다. 동시에 김경옥의 시가 구사하는 비유적 언어가 지닌 함축성은 개인적·추상적 측면이 강하다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시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당선작의 첫머리에 놓인 “서랍을 열다, 굳게 닫았다 / 내 혼돈의 활자들이 내지르며/활개칠까 두려웠다”에서 읽을 수 있는 시쓰기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의 감정 그리고 마무리에 놓인 “지키지 말아야 할 약속에도 / 길게 행복할 것 같다”는 구절에서 마주치는 시쓰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에서 우리는 그런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가작으로 홍정미의 「봄의 언어」를 뽑은 것은 시어의 간결함 때문이다. 홍정미가 보낸 다른 2편의 시와는 달리 이 시에서는 설명적 언어들이 배제되고 필요한 언어만 남아 있다.

“나무는 그저 / 꽃으로 보여주고 있었다”는 평범하지만 간결한 시구를 보면서 시의 언어는 설명적 언어가 아니라 함축적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수필 부문〉 오주훈의 「죽음의 체험 앞에서」와 양세진의 「토마토」를 공동 가작으로 뽑는다. 당선작 없이 2편의 가작만 뽑은 것은 이 두 편이 당선작이 되기에는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주훈의 「죽음의 체험 앞에서」는 다른 사람의 글에서 볼 수 없는 독서의 경험과 사색의 깊이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주훈의 글은 사색의 열거로 흐르고 있어서 한 편의 짜임새 있는 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양세진의 「토마토」는 오주훈의 글처럼 깊이 있는 사색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 글을 흥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짜임새에 있어서는 훨씬 뛰어나다.

아무쪼록 가작으로 뽑힌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사자가 '간호문학상'에서 기대하는 참신한 기량은 능숙한 기량이 아니다. 다소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워도 사물을 새롭게 보는 눈길,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을 심사자는 기대한다. 그런 참신한 기량이 '간호문학상'을 `간호문학상' 답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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