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른쪽부터 공미정 남부미시시피대 마취전문간호사과정 조교수, 마거릿 콜머 한국 마취간호사회 초대회장, 김회숙 노스웨스턴대 의대 임상강사, 리차드 헨커 피츠버그대 마취전문간호사과정 교수. 이들은 KNA연수원에서 열린 마취간호사회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 함께 촬영했다.
“한국에서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이 개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잘 정해 전문간호사제도가 활성화되고 발전하길 응원합니다.”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 개정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미국 마취전문간호사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거릿 콜머 한국 마취간호사회 초대회장, 김회숙 노스웨스턴대 의대 임상강사, 공미정 남부미시시피대 마취전문간호사과정 조교수, 리차드 헨커 피츠버그대 마취전문간호사과정 교수가 한국에 왔다. 이들은 지난 3월 17일 열린 마취간호사회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마거릿 콜머 마취간호사회 초대회장은 “전문간호사제도가 발전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나 기쁘고 영광이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86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으로 한국 간호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다.
미국에서 마취전문간호사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회숙, 공미정 한인간호사는 “한국의 전문간호사 발전이 처음 기대보다는 늦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의료법이 개정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큰 숙제가 해결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909년 마취간호사 교육과정이 시작됐다. 현재 마취전문간호사교육과정(석사과정) 117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46개는 간호실무박사과정(DNP)으로 전환됐다. 2022년까지 모두 DNP과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를 이뤘다.
“미국에서도 마취전문간호사에 대한 의사들의 반대가 있었고,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텔레비전 광고 등을 통해 홍보했고, 정치인들을 설득했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냈어요. 직역 간에 갈등이 있을 때는 개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간호협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전문간호사제도의 성공은 국민의 안전보장(public safety)과 전문간호사 보호(protect profession)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에 대한 철저한 인증이 필요하며,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표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간호 관련 법과 정책을 추진할 때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논쟁을 하더라도, 목표는 같아야 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간호사들이 한목소리(one voice)를 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회숙 노스웨스턴대 의대 임상강사는 올해 8월 마취전문간호사로 활동한 지 25년이 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선물로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공미정 남부미시시피대 마취전문간호사과정(DNP) 조교수는 20년차 베테랑이다.
리차드 헨커 교수는 이번이 3번째 방한이다. “다른 나라의 헬스 시스템을 배우고, 시야를 넓히고 경험을 쌓는 일이 즐겁다”면서 “강의를 하러 오지만 실은 내가 배우고 돌아가는 것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매주 1∼2회 직접 마취실무를 하고 있다. 손이 굳어지지 않도록, 손끝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교육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