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소리 - 행복지수 높여주는 힐링 여행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10-28 오후 14:06:39

강은경 하남성심병원 수간호사
직원 행복지수를 높이고 자기돌봄능력을 키우기 위해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직원건강증진 프로그램 중 하나인 `행복사다리'에 참여하게 됐다. `행복사다리'는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위, 아래, 옆으로 소통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중간관리자 워크숍이다. 영광 불갑사에서 1박2일 템플스테이 체험으로 진행됐다.
불갑사에 도착하니 맑은 공기와 조용한 산 속에서 풍기는 특별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템플스테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짐을 풀었다.
6년째 수술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는 평소 다른 부서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만날 일이 적었기에 함께 방을 쓰는 것이 약간 서먹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며 각 부서의 고충도 알게 됐고, 처음에 느꼈던 어색함도 간호사 동료라는 동질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됐다. 사찰음식은 나물위주의 반찬으로 간이 되지 않은 싱거운 음식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웬걸. 어떻게 담갔는지 맛있는 고추장에 각종 나물들을 넣은 비빔밥은 입맛에 딱 맞았다. 어찌나 맛있던지 템플스테이 동안 세끼를 모두 야무지게 비벼서 먹었다.
소통을 돕기 위한 비폭력 대화술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나의 감정을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게 표현하는 법,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법 등을 배웠다.
강의가 끝나고 나니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각. 우리는 마치 수학여행을 온 듯 쉽게 잠에 들지 못하고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결국 새벽예불을 알리는 목탁소리를 뜬 눈으로 맞이해야 했다.
비몽사몽으로 108배를 하기 위해 법당으로 나갔다. 법당으로 향하며 `난 기독교인이니까 절대로 108배는 하지 않을 테야!'라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108배가 종교적 의미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작업이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어느새 목탁소리에 맞춰 서서히 몸을 움직이게 됐다. 비록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 포기를 해버렸지만.
되돌아보니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 즐겁고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업무의 연장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출발할 때는 무거웠던 마음이 어느새 매년 가고 싶은 즐거운 힐링 여행으로 바뀌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