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소리- 방문간호와 두 자매의 꿈
김 성 숙 인천시 동구보건소 방문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2-09-25 오후 17:24:33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뇌리를 스쳐가는 어느 자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15평 정도의 허름한 빌라에 가난하지만 얼굴과 마음이 예쁜 소녀 같은 두 자매 할머니들이 계셨다. 젊어서 이혼으로 고된 시련을 겪으며 살아 온 동생집에 외아들의 사업 실패로 갈 곳 없게 된 언니가 이사를 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언니는 하지부종, 두통, 현기증으로 내과를 방문해 고혈압을 진단받고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부종이 낫지 않아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선천성 심장질환(심실중격결손)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진단을 받았다. 언니의 심장 수술비가 1000만원이라는 말에 수술은 엄두도 못 내고 걱정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두 할머니는 보건소 맞춤형 방문건강관리 대상자로 선정됐고, 가정방문을 나가게 됐다. 두 분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었으며, 삶의 의지가 강했다. 나는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꼭 해결해 드리고 싶었다.
한국구세군에 의료비 지원을 의뢰한 결과 통과됐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무료 심장수술을 받게 됐다. 언니가 수술을 받던 날 보건소 방문간호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하염없이 울던, 전화기 속 동생의 떨리는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언니는 수술 후 건강을 회복했고, 두 자매는 성당에 다니며 독실한 신앙생활도 하고, 자원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계신다. 사후 시신기증도 서약한 상태이다.
“앞으로 자원봉사를 더 많이 할 거예요. 저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어요.”
자매의 소박한 꿈 이야기를 들으면 각박한 사회 속에서도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두 분을 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과 의지라는 점이다.
공중의 작은 햇덩이처럼 나의 방문간호는 날이 갈수록 보람과 기쁨으로 영글어 간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환한 미소와 건강한 모습으로 봉사하고 계실 두 분을 생각하며 방문간호사로서의 나의 꿈을 다시 한 번 그려본다.
시범사업을 거쳐 보건소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분야에서 일한 지 8년째 접어든다. 앞으로 방문건강관리사업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