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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 인생은 아름다워
심재향 / 강원대 도계캠퍼스 간호학과 외래교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2-05-22 오후 13:34:07

“누가 보시는 신문인가요?”
 
젊은 우편집배원이 내게 `간호사신문'을 건네주며 영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간호사신문'은 할머니가 된 나의 유익한 소식통이다. 아마도 집배원의 머릿속에 할머니 간호사는 없는 모양이다. 그에게 간호사는 마치 피터팬처럼 젊음에 멈춰 있나보다.
 
한결같은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 오늘의 나의 모습은 너무나 달라져 있다. 청년기를 넘어 중년으로, 그리고 노년으로 접어든 지금까지 각 칸막이 안에는 내 아이들과 사람들, 생각과 가치관들이 시대를 배경으로 또렷한 색깔의 묶음이 되어 꽉꽉 차 있다. 추억 또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나는 살아봤다, 60여년의 세월들을. 살아봤다는 것은 경험을 한 것이고, 경험은 앎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시간에 녹아 든 지식과 지혜가 많기에 젊은이 때 일삼았던 시행착오를 낱낱이 벗어 던져야 옳은데, 쉽지가 않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늙어볼 만하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싯귀가 있다. 인생의 내리막길에서 안보였던 것들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살면서 많은 것을 비워냈기 때문이리라.
 
그동안 겪은 고통과 시련은 의미 있는 `기억 자아'가 됐다. 온갖 기억과 추억이 스토리로 엮여 행복을 준다. 그동안의 경험들은 매순간의 고비마다 이겨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높여줬다.
 
나는 일생의 가장 젊고 건강한 시기에 있는 간호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최선의 간호를 베풀기 위해서는 인간을 더 많이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말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왔기에 가능한 말들이다.
 
삶은 멈춰있지 않기에 계속 진행한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이지만 현대인의 로망인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채워가며 마침표를 준비해야 할까.
 
얼마 전 여행길에 비행기 안에서 본 해넘이 후의 진한 노을을 잊을 수가 없다. 해는 사라진지 한참 됐는데도 노을은 빛을 더하며 캄캄해지기 전까지 오래도록 서녘에 머물렀다.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도 아름다운 노을로 서녘을 붉힐 수 있을까. 주어진 날들을 많이 노력하고 아끼며 살아야겠다.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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