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 사랑합니다 ...
주순여(서울성모병원 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5-27 오전 09:44:56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지난 2월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을 가슴속에 아로새겨 본다. 특히 강남성모병원에서 서울성모병원으로의 이송과정을 잘 견디어주신 환자분들을 보며 감사한 마음에 큰 절이라도 하고 싶다.
지난 3월 새 병원으로의 이사가 현실로 다가왔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이동경로를 점검하고 응급 및 돌발 사태를 대비한 수차례의 회의와 리허설을 했다. 환자 이송은 병원 이전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Bed to Bed'를 원칙으로 중증도가 낮은 환자들도 휠체어 등을 이용해 이송했다.
나는 중환자 이송을 담당하게 됐다. 아무 탈이 없기를 기도했다. 많은 생각들로 잠자리를 뒤척이며 밤새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꿈을 꾸다 깨기도 했다.
이른 아침, 이송팀이 모여 서로의 역할과 주의사항을 다시 확인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오늘도 무료히!”란 구호를 주고받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내가 무료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길 바란다는 의미였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의 사항을 되새겼다. 4명의 의료진과 2명의 이송요원이 한 마음이 돼 중환자를 옮겼다. 약 200m의 짧은 경로지만 천리만리로 느껴졌다. 새 병원에 대기 중인 의료진에게 무사히 환자를 인계하고, 다음 환자의 이송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어느 한 분 손이 덜 가거나 신경이 덜 쓰이는 환자는 없었다. 분초를 다퉈가며 움직였다. 3일째, 마지막 환자의 이송을 완료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무사히 환자 이송을 마친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병원은 사람 때문에 힘들면서도, 사람의 정을 알게 해주는 일터다. 사랑과 온기가 가득 찬 곳, 서로 존중하면서 단 하나의 목표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곳, 사람 냄새 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