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간호사 재교육을 마치고
공백 딛고 재취업 할 수 있는 자신감 얻어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7-07-04 오전 09:38:36

◆기본간호부터 간호윤리까지 점검 … 시뮬레이션 실습 인상적
학교를 졸업한지 올해로 딱 20년이 됐다. 대학병원에서 7년, 나머지는 회사에서 일을 했다. 최근 6년 동안에는 가사에 충실한 전업주부였다. 어느 날 집으로 우편물이 왔다.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위한 교육이란다.
병원간호사회가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대한간호협회와 서울시간호사회가 후원하는 교육과정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니 임상에서 다시 일하는데 용기를 주는 딱 그 내용이었다. 게다가 교육비의 일부도 병원간호사회에서 지원해 준단다. 7일간 하루 종일 진행되는, 조금은 빠듯한 교육이었다.
5월 28일 서울시간호사회 강당에 모인 간호사는 모두 26명. 대부분이 30대였고, 나와 같은 40대도 적지 않았으며, 50세가 넘은 분도 있었다. 임상경력은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7~8년 이상, 근무했던 병원 규모도 다양했다. 대부분 출산이나 육아 때문에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출산 육아 때문 사직
오랜만에 교육을 받는다는 즐거움과 과연 재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다들 다소 긴장한 듯 했다. 첫날부터 8시간에 걸친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아무도 힘들어 하는 표정조차 없었다.
강의 시작. 현재의 의료환경과 간호의 최신동향, 간호윤리, 전문직 간호사로서 갖춰야 할 자세나 예절, 건강보험제도 등 전반적인 업무 현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교육이 진행됐다. 기본간호술을 비롯한 투약간호, 진단검사, 병원감염관리, 환자 안전관리 등도 교육에 포함됐다.
환자들의 의학적 지식 수준이 높아지고 의료진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음을 새삼 느끼며, 보다 깊고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간호사들의 올바른 판단과 세심한 간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두려웠던 정맥주사는 모형을 통해 연습했고 교육생끼리 서로 실습해보았다.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심폐소생술 실습도 했다. 실제 병실로 착각될 만큼 똑같이 준비돼 있는 시뮬레이터 실습실에서 주어진 상황에 따라 모형 환자에게 간호를 제공했다. 녹화된 화면을 보면서 능숙하지 못한 부분이나 실수한 행동에 대해 재평가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5일간의 강의를 마치고 2일 동안 현장실습을 했다. 기본간호와 전산실습을 위해 아주대병원을 방문했고, 9개 준종합병원으로 나뉘어 현장실습을 했다. 채혈, 근육주사, 유치도뇨관 삽입 등 기본간호 모형실습 시간에는 과거 신규시절을 떠올리듯 모두들 열심이었다. 가장 생소한 것은 전산실습이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교육 마지막 날. 병동이나 특수부서에 배치돼 관찰자로서 현장실습을 했다. 어색함도 잠시, 예전에 일하던 그 현장이 떠오르면서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본은 같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7일간의 교육이 오랫동안 떠나 있던 병원 근무를 다시 하는데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의료현장 분위기나 향상된 의료지식과 기술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재취업 문 넓어지길 기대
이번 프로그램을 마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벌써 30% 정도는 재취업이 된 상태이고,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1기 수료자로서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어 다시 즐거운 직장생활을 해낼 수 있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병원을 그만둔 많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간호사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바라건대, 여러 병원들이 다시 일하기를 원하는 아줌마 간호사들도 신규 못지않게 열심히 일할 수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교육생들이 편안히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들, 능숙하고 재미나게 강의해 주신 많은 강사님들께 감사드린다. 현장실습을 허락해 주신 병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준희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