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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는 나의 꿈, 나의 행복 깨달아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 마음 이해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7-07-04 오전 09:33:36


- 의료진 표정 하나에도 의존하게 돼
- 자세히 설명 들었어도 또 궁금해져


  “왜 갑자기 숨 쉬기가 힘든 거지…”

 그냥 단순 감기몸살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입원해서 바로 치료 받아야 되겠어요.”

 내 몸이 고장 났다는 의사의 말이 들리기도 전에, 내 눈앞에 놓여 있는 엑스레이 필름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병실은 너무나 조용했다. 나의 숨소리만 가득 넘쳐나는 병실에서, 시원스럽게 울지도 못했다. 울음소리에 내가 묻혀버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너무 바쁘게 살아왔던 것일까? 갑자기 째깍째깍 소리를 내면서 달리던 시계추가 멈춰 버린 것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당황했다. “이젠 무엇을 해야 되지?”

 나는 분명 환자였는데도 치료 받아야 된다는 생각보다, 반복해오던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당황해 하고 있었다. 이런 바보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은 고장 난 몸을 고치기 위해 시행되는 여러 가지 시술이었다. 한 없이 아파하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때서야 알 수 있었다. 이제 나는 환자복을 입은 몇 호실의 어떤 진단명을 가진 그냥 환자일 뿐이라는 것을.

 며칠 전까지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일을 했었는데. 거울 앞에 서서 나의 얼굴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웃으려고 애쓰는데도 거울 안의 나는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아픈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병실 밖으로 나설 때는 억지로 웃어 보였고, 아프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썼다. 그리곤 병실 안으로 돌아와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다.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빨리 퇴원해서 예전처럼 일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입원을 하고 한 달 동안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깨우친 것이 있다. 간호는 나의 직업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꿈을 묻는다면 예전엔 이렇게 답했다. “이제 와서 무슨 꿈?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다 나의 꿈이 바로 간호란 것을, 이 세상을 살면서 꿈을 안고 살아가야 행복하다는 것을.

 환자가 되어보니 환자의 마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의료진의 표정과 말투에 따라 그날 환자의 기분이 결정될 만큼 의료진들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조금 큰 소리에도 놀라게 되는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조그만 실수에도 큰 상처를 받는 허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던 것도 궁금하게 되고 반복해서 설명을 듣고도 뒤돌아서서 또 궁금해지는 바보가 됨을… 그리고 입원하고 있는 동안 시간이 멈춰버리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절망하게 됨을.

 한 달 동안 나는 멈춰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절망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많은 깨우침이 있었고 마음의 변화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다.

 행복은 마음에서 온다고 했던가. 아직 예전과 같은 몸 상태는 아니지만 더 강해진 마음을 안고 있음을, 절망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만큼 행복함을.

 내 자리에서 미소를 지어본다. 그리고 아름다워질 내 삶을 위해서 아픔을 이겨내 보일 것이다.

이정은(부산성모병원 간호사)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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