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대 `박사후 연구원'을 마치고
연구하는 자세 새롭게 배우고 견문 넓혀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4-04 오전 10:20:05
국제한인간호재단(Global Korean Nursing Foundation: GKNF)은 중외제약의 후원을 받아 박사후과정 장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1기 장학생으로 선발 돼 2005년 5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시카고 일리노이대에서 김미자 박사님의 지도 아래 박사후 연구원 훈련을 받고 돌아왔다. 그동안 경험한 일을 목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ESL, Professional Academic Writing, Communication Skill 과정을 공부했다. 이어 동네에서 제공하는 Tutoring Course에 등록해 1주일에 한 번씩 공부했는데, 이 과정은 미국 내 문맹인 퇴치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언어가 서투른 외국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운 좋게도 Rush병원 부속 간호대학에서 Teaching 교수로 일하고 있는 분이 튜터가 됐다. 일상생활은 물론 논문 수정 및 간호학과 관련된 시사문제 등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감동받은 것은 미국인들의 자원봉사 정신이다. 아무리 바빠도 지각 한 번 안하고 늘 성의 있게 지도해주는 튜터는 내가 감사하다고 할 때마다 자원봉사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인들이 앞장서 자원봉사 문화를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
둘째, 총 4편의 논문을 SCI급 저널에 제출했다. 한국에서 갖고온 자료를 이용해 쓴 것이 2편, 김미자 박사님 프로젝트에 참여해 쓴 것이 2편이다. 1편은 출판됐고, 1편은 accept됐으며, 2편은 현재 심사 중에 있다.
셋째, 고혈압 환자들의 식이와 관련된 김미자 박사님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체적인 연구 진행과정에 대해, 당뇨환자들을 위한 `교회 중심 지지그룹'에 참여해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배웠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은 문헌고찰을 철저히 하고, 연구 계획부터 진행까지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연구는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여러 파트의 공동 연구자들이 기여해 한 편의 논문이 나온다는 점도 배웠다.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그 연구계획서를 보면 진행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작성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계획서를 대충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교회 중심 지지그룹'에서 부러웠던 점은 교회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일단 프로그램에 들어온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4년간에 걸쳐 운영되고 있었다.
넷째, 강의는 `건강행위 연구이론과 적용' `리더십 특강'을 들었다. 새로운 분석기법으로 `지리학적 분석'과 `stata를 통한 고급 통계기법'을 배웠다. 매달 대학에서 열리는 `연구 개발을 위한 세미나'를 통해 연구기금을 받기 위한 전략적 연구계획서를 쓰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다섯째, 국제학술대회에서 구두 및 포스터 발표를 3차례 했다. 여섯째, 미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고, 아이들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에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된 점도 큰 행운이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과정을 마치기까지는 크고 깊은 뜻과 열정을 지니신 김미자 박사님, 먼저 유학 와 있던 한국 간호사들, 늘 창의적인 발상을 도와주신 박 선생님 등 너무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랑이 있었다.
앞으로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에 가게 될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충분히 준비하고 가면 시간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도 한국서 좀 더 준비해 가고, 연구분야에 대해 충분히 문헌고찰을 하고 자료를 수집해 가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 돌아와 적십자간호대학에 몸담게 됐다. 그동안 받은 교육을 재생산할 시기가 온 것이며, 사회적 의무를 이행할 때가 온 것이다. 대학 신입생 때 같은 설렘으로, 간호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숙정(적십자간호대학 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