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Hg를 아십니까
박 승 혜(서울대병원 수간호사)
[서울대병원] 박승혜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11-09 오전 10:03:10

mmHg는 아시다시피 혈압의 단위입니다. 아마 간호사가 가장 빈번하게 쓰는 수치의 단위중 하나일 것입니다. 일반인도 혈압의 정상치와 자신의 혈압을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은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단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mmHg를 어떻게 읽으십니까? 대부분 수치만 말하고 단위를 생략하는 까닭에 이것을 발음하는 것을 듣는 일은 별로 없는데, 어쩌다 말하는 것을 들으면 엉뚱하게도 밀리밀리 에이치지라고 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읽게 되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밀리미터 에이치지〉라고 읽는 것이 맞습니다.
mmHg라는 글자를 쪼개서 뜻을 새겨봅시다. 이는 수은(Hg : Hydragyrum)의 높이를 mm 단위로 나타낸 것이고 mm는 미터의 1000분의 1 단위입니다. m이 두개 겹쳐 있지만 앞의 m은 1000분의 1을 의미하고 뒤의 m은 길이단위인 미터를 의미하니 당연히 밀리미터라고 읽어야 합니다. 120mmHg라 함은 120밀리미터, 즉 12센티미터 높이의 수은기둥이 누르는 압력을 말합니다.
중학교 2학년 과학책에는 1기압은 760mmHg, 약 1013mbar라고 나오며 mmHg를 밀리미터 에이치지로 읽으라고 합니다.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milimeter of mercury이고, 기압을 연구했던 이탈리아 과학자 토리첼리의 이름을 따서 Torr라고 읽기도 합니다. 뇌압과 안압도 mmHg 단위로 표기하는데 안압인 경우에는 거의 Torr라고 읽고 있습니다.
세상의 사물은 지극히 작은 것도 있어 1미터의 1000분의 1은 1mm, 1백만분의 1은 1㎛(마이크로미터), 10억분의 1은 1nm(나노미터)로 표기합니다. 나노실버라는 물질이 다방면에 쓰이고 있는데 은은 일상적으로는 밝은 회색의 고체이지만 20nm이하에서는 황금색을 띱니다. 나노상태의 은은 650종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멸균하고 곰팡이균도 죽이는 강력한 살균력과 항균력이 있으면서도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나노헬기라는 80nm정도 크기의 미세한 로봇헬기가 인체를 누비고 다니며 세균을 제거하거나 혈관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등 공상과학에나 나올듯한 의료행위를 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이 작고 작은 첨단세상의 첫 관문인 mm단위를 제대로 읽고 시작합시다.
박승혜(서울대병원 수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