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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건진료원 유럽 연수기
서혜정(충북 앙암보건진료소장)
[충북 앙암보건진료소장] 서혜정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7-13 오전 09:10:44

 여행이란 참으로 설레는 것. 우리의 유럽 연수 첫 날 반가운 선후배의 격려와 인사는 인천공항 하늘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주었다. 아침 일찍 각자의 근무지에서 모여 포옹과 악수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새벽 아침을 달려온 우리에게 상기된 기쁨이 일었다.

 우리에게 지금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마 오래전부터 이미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벽오지 산골마을 어느 구석이든 건강과 행복을 처방하는 보건진료소가 있고 그곳에 살가운 선후배 동료들이 있는 것이 첫 번째 혁신이요,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지킴이로 묵묵히 함께 해온 우리에게 해외연수의 기회가 주어진 것 역시 어찌 보면 큰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보건의료분야에서 수많은 사업으로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는 보건진료원들에게 혁신 아닌 일은 없다.

 지난 5월 19일부터 28일까지 있었던 충북 보건진료원 서유럽 연수는 여러 의미에서 신선했다. 서유럽의 선진 사회복지시설을 참관하게 된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근무하는 우리에게 좋은 돌파구였다는 생각이 든다. 각종 한계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새로운 이상과 비전을 꿈꿀 수 있었던 일종의 오아시스였다는 느낌이다.

 그 옛날 꿈을 안고 떠나가셨던 파독간호사 선배님들의 열정이 어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영원의 도시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유럽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융프라우로 향하며 보았던 푸른 초원 위 한가로운 양들의 모습과 알프스의 설경, 프랑스의 세느강과 미라보 다리를 지날 때 낭만적이던 우리들의 눈빛, 비 오던 거리 영국의 빨간 버스를 가슴에 담아오던 마지막 날까지 참으로 행복했다.

 서유럽의 노인문제는 새삼스러울 것 없이 국가와 사회, 국민 모두에게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 같았다. 갑자기 초고령화 사회로 넘어간 우리나라처럼 벅차 보이지도 않았다.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곧 선진국의 지표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노인에게 1:1 비율로 간호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요양시설의 경영마인드와 노인의 얼굴에 잃어버린 미소를 찾아주는 것이 케어의 주목적이라는 비전은 인상적이었다. 좋은 것은 결코 높거나 거창하지 않다는 진리를 알 수 있었다. 철저하게 낮아지려는 서유럽의 복지행정에서 진정한 행복의 열쇠를 보았다.

 연수 기간 동안 우리 보건진료원들은 계절의 여왕 5월의 장미보다 행복한 여왕들이었다. 이제 뜨겁게 작열하는 7월의 태양 너머 머지않아 서늘한 가을이 오고 순백의 겨울이 오겠지만, 우리 열여덟명 보건진료원의 가슴 한 편에 수놓아진 보석 같은 추억들은 한동안 영원하리라. 그리고 지금, 알알이 부서지던 주옥같은 보석들을 가슴에 담아 벽 오지 산골마을 주민들을 위해 부지런히 풀어 놓고 있으리라. 여름밤 별똥별이 지는 줄도 모르고.

서혜정(충북 앙암보건진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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