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극 통해 몸으로 익힌 생활영어
최 영 주(전남대병원 신장센터)
[전남대병원 신장센터] 최영주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12-29 오전 09:09:00

영어 역할극 경연대회 날짜가 확정되자 우리들 마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대본의 초안이 나오면서부터 관심과 흥미가 모아졌다. 어떤 주제를 선택할 것인가부터 내용을 만들기까지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한글로 만들어진 초본원고를 영어로 옮겨 놓은 내용들을 읽으며 “아하!! 이럴 땐 영어로 이런 표현을 쓰는구나!”라고 알게 됐고, 역할극 대사니까 자연히 암기해야 했고, 실제처럼 표현돼야 하므로 억양이나 발음도 교정됐다. 근무를 마치고 짬짬이 연습했고, 마주칠 때마다 대사를 주고받았다.
연습을 위해 함께 모이기에 힘쓰고, 역할극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제공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자연스럽게 조언하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감동스러웠다. 이렇게 `Rush to the scene of the dialysis!' 라는 멋진 영어 역할극이 탄생됐다.
경연대회 당일 9팀의 열띤 경합이 있었다. 다른 부서의 역할극을 보면서 그들도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업무현장의 실제 영어를 습득하고 끈끈한 동료애를 경험했으리라 생각됐다. 남들이 보기엔 10분 정도의 짧은 역할극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영어 역할극을 대본, 연출, 연기와 무대 장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힘으로 이뤄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웠다.
역할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대본과 연출부터 단역까지 열정적으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준 동료들을 보며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이 됐다. 준비하는 동안 우리 마음은 풍요로웠고 따뜻한 동료애와 결속력으로 하나라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경연대회가 끝난 지금도 대사를 읊어 보면서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곤 한다.
단순히 영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한 것이 아니라 업무현장의 상황을 영어로 재현한 것이어서 훨씬 마음에 와 닿았고 대사로 표현돼야 하는 것이었기에 영어를 보다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현장에서 충분히 사용 가능한 내용들이었기에 더욱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