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수술간호연수에서 배우기
근무스케줄 탄력적 운영·철저한 감염관리
[분당서울대병원] 양진기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3-17 오전 09:49:00

임상간호사회 수술간호분야회에서 주최한 수술간호관리자 해외연수에 참가해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5명의 한국간호사들이 교육을 받은 창이병원(Changi General Hospital)은 싱가포르 동부의 창이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도착한 다음날부터 우리들은 곧장 창이병원으로 향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육을 받았다.
창이병원은 801병상에 23병동을 갖추고 있었으며 수술방은 메이저 수술방이 8개, 당일 수술단위의 수술방이 2개 있었다. 우리들은 우선 병원 시스템에 관한 대략적인 강의를 듣고 난 후 수술방과 중앙공급실을 차례로 견학했다.
수술실간호사들은 `환자 곁에 가까이 다가가는 간호'를 위해 환자상담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었다. 수술전에 담당환자를 미리 만나 수술실과 수술과정에 대해 알려 주고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안위간호를 시행하는 것이 이들의 중심역할이었다.
감염관리와 안전관리도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폐기물 종류마다 다른 표시를 해둔 후 분리수거하는 단순하지만 정확한 방식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또 외부침대의 출입제한, 제한구역과 비제한구역의 분류를 정확히 하는 등 감염률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간호부에서는 수술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간호사들의 근무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을 세분화해 간호사들을 배치하고 있었는데, 수술이 몰릴 때는 3시간 간격으로 간호사들이 출근하기도 한다고 한다. 수술상황에 맞춰 적정인력이 배치되므로 간호인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업무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간호부에서는 매달 수술 스케줄을 분석해 의사들에게 각자의 수술현황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의사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창이병원은 이직률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신규간호사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전담 간호사가 수술방 2개당 한 명꼴로 배치돼 있고, 업무 매뉴얼도 곳곳에 비치돼 있어 경력간호사 부족으로 인한 인력 손실은 거의 없다고 한다.
기계관리에 있어서는 모든 세트케이스나 기계에 바코드를 붙여 기계목록, 재고, 수리내역, 비용 등을 쉽게 파악하고 있었다. 또 정보화 프로그램을 통해 기구의 사용법, 소독상황 등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어 간호사들이 쉽게 수술기구를 다룰 수 있었다.
내가 본 그들의 경쟁상대는 국내병원이 아니라 영국, 호주, 미국, 일본 등 의료선진국들이었다. 환자안전과 직원간의 화합을 중시하는 태도,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과 합리적인 경영 방식이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의료의 선진화와 세계화를 위해 이번 연수처럼 선진 병원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알찬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 준 창이병원 관계자 분들과 수술간호분야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양 진 기 수간호사(분당서울대병원 수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