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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해일 아픔 함께 나눈 간호봉사(Ⅱ)
참혹한 피해주민들 사랑으로 돌봐
[중대 용산병원 간호사] 신혜영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2-03 오전 10:24:12

 서울시에서 조직한 의료지원단의 일원으로 1월 11일부터 21일까지 지진해일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서울시간호사회 회원 8명과 서울시의사회, 서울시 보건과, 서울의료원에서 총 21명이 참가했다.

 반다아체의 상황은 정말 복구라는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된 광경이었다. 해안으로부터 약 8km까지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1km 이내의 지역은 아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피해 정도가 심해 접근하기조차도 힘들다고 했다. 여기저기 건물 잔해와 쓰레기들이 쌓여있고, 아직도 물이 빠지지 않은 채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도시 한복판까지 들어와 있는 난파된 배는 해일의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말없이 대변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육군병원은 지진해일 피해 당시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해변가 야유회 및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해 의료인력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우리는 짐을 풀고 오후부터 응급실에서 진료를 시작했는데 병원 입구에는 처리되지 않은 시신들이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었다.

 환자들은 거의 외상환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받은 후에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상처가 많이 악화된 사람들이 많았다. 또 말라리아 환자들도 상당수 되었는데 병실이 모자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하였는데 환청이나 환각에 시달리거나 가족을 모두 잃은 슬픔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치료를 거부하고 식음을 전폐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진료의 어려움도 있었다. 우선 정상적인 물품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구호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 물품이 매우 부족했다. 그리고 응급장비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CPR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이곳은 배수시설이 열악하여 조금만 비가 와도 하천이 범람하였다가 금방 다시 빠지곤 하는데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려 병원 곳곳이 물에 잠기고, 숙소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긴급 대피 및 숙소를 다시 옮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는 가지고 온 구호품들을 난민촌을 두 차례 방문해 나눠주었다. 또 KOICA, 기아대책반 등 우리와 같은 목적으로 반다아체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다른 구호팀들과 연계하여 우리에게 부족했던 물품을 지원받고 대신 여유가 있었던 물과 음식을 지원해주었다. 덴마크, 폴란드 등 해외구호팀과도 연계했고, 육군병원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 의료진과도 매일 밤 회의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요원들은 가족을 잃거나 다친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우리는 남은 약과 물품을 병원에 기증했다.

 우리가 떠나던 날,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며 배웅해 주었다. 주민들이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해 곤혹스럽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 느껴졌다. 육군병원 원장은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지원단 숙소를 찾아와 그동안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안철민 단장에게 기념품을 전달했다.

 지금도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민들 한 명이라도 더 보살피기 위해 애쓰며 정성을 다했던 순간들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신 혜 영(중대 용산병원 간호사)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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