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연보라(극동정보대 간호과 3년)
[극동정보대간호과3년] 연보라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11-04 오전 09:36:43

대학부 적십자 활동이 올해가 마지막인 나는 14박 15일간의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캄보디아를 다녀왔는데, 캄보디아에서 우리 대학부 적십자는 헌혈캠페인, 농활, 문화교류, 시설위문, 식목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캄보디아에서는 독특한 방법으로 헌혈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보 도우미들이 길거리로 나와 일반인들에게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헌혈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헌혈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었다. 우리들도 직접 헌혈에 나섰는데 그 모습을 보고 구경만 하던 캄보디아인들이 서로 하겠다며 팔을 걷고 나서 매우 기뻤다.
이번 일정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주민들과 함께 한 모내기였다. 우리가 찾은 이곳 바탐방은 많은 논에도 불구하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농사를 못하는 가구 수가 많다고 했다. 서투른 솜씨로 하나하나 모를 심었던 우리들. 제대로 심지 못한 모가 물위를 둥둥 떠내려가 민망해 하는 우리들에게 캄보디아 친구들은 옆에서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 모내기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캄보디아 친구들과 같이 웃고 이야기하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열심히 심었다. 서로 땀을 닦아주고 도와주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하나가 돼 있었다. 우리의 도움에 기뻐하는 이곳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피로감이 사라지고 너무 뿌듯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일은 바탐방에서 사귄 친구들이 5시간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시엠립으로 이동한 나를 보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 때를 떠올리면 입가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금도 그 친구들과 펜팔을 하고 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벌써부터 보고 싶어진다. 봉사활동과 더불어 캄보디아의 문화유적지도 여러 곳 둘러보았다. 관광지로도 유명한 앙코르와트는 그 웅장함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14박 15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아쉽지만 큰 문제없이 모든 활동을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우리 모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모든 활동에 임했으며 그것을 통해 캄보디아인들과 우의를 돈독히 다질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RCY를 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이런 기회를 가진 내 자신이 너무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기분이다. 빗속에서 우산도 없이 우리를 배웅해 준 캄보디아 청소년들과 봉사단들의 사랑과 배려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들도 우리들에 대한 추억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