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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깊은 맛 조금씩 배워요
[공주대 간호학과 3년] 오은경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10-23 오전 10:01:29

 "어머,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이렇게 첫인사를 시작하며 다시 만난 `간호봉사대장정' 회원들. 대한간호협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간호봉사대장정을 펼친 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열심히 지켜오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건, 같은 추억을 갖고 한뜻을 품은 우리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고사를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벽 3시 천안 집을 떠나 춘천으로 향했다. 경춘선 기차를 타고 팔봉산 어귀에 위치한 통곡리에 다다르자 우리를 반기는 정겨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9가구밖에 살지 않는 오지에서 우리 일행 20여명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사랑을 실천하자!'라는 다짐과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마을회관 앞마당에 천막을 쳐놓고 하루동안 각자 분담한 일을 실천했다. 혈압 및 혈당 체크와 건강상담을 하는 간호봉사팀, 점심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마을회관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팀, 마을 농사일과 주변청소와 정비를 하기 위한 노력봉사팀, 할아버지 할머니의 머리 손질을 위한 미용팀으로 조를 나누어 봉사활동을 펼쳤다.

 나의 임무 중 하나는 미용사를 도와 어르신들의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일이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는 하루에 4대 밖에 없는 버스를 타고 멀리 시내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인지 우리의 인기는 대단했다. 머리를 자르고 흡족해 하시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께서 머리손질이며 건강 체크를 위해 마을회관으로 나오셨지만,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 집으로 가보니 귀가 잘 안 들리는 할머니와 중풍으로 12년째 반신마비인 할아버지가 계셨다.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며 손을 꼭 붙잡고 말씀하시는데 가슴 한편이 따뜻하고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철없던 시절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 방에 들어가기 꺼려했던 내 자신이 이제 와서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점심식사와 떡, 술, 과일을 대접해 드리고 오후에는 경로잔치도 마련했다. 농번기가 끝나고 다음 해를 기다려야 할 이 분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고심한 끝에 우리는 노래방 기계를 기증했다. 잔치 때는 어르신들이 멋진 노래와 춤 솜씨를 보여주셨고, 멀리서 온 가수들의 구수한 입담과 노래가 자리를 더욱 흥겹게 했다.

 간호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다같이‘고향의 봄'을 부르며 아쉬움을 달랬고, 봉사에 참여한 우리들은 모두 큰절을 올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건강을 빌어드렸다.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는 순간, 한 할머니께서 "오래 살아야지, 그래야 담에 또 오지. 안 그래? 좋은 일 많이 하고 오래 살아. 고마워!"라며 눈물을 흘리셨다. 우리 간호봉사대원 모두는 다시 이 정겨운 마을에 돌아올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간호봉사대장정 대원 공주대 간호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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