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식'을 마치고
나이팅게일 닮은 의로운 삶 다짐
[경희대간호과학부2학년] 김정연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10-10 오후 12:47:55

촛불을 지켜본 적이 있나요? 작지만 스스로를 태우며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촛불을. 아무리 어두운 곳일지라도 촛불을 켜 놓으면 금새 주위가 환해집니다. 촛불은 또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작은 희망을 안겨주는 고마운 존재이자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따뜻한 존재입니다.
이런 촛불처럼 힘들고 지친 많은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간호사가 아닐까 합니다.
경희대 간호과학부는 지난 학기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나이팅게일 선발식을 가졌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1위를 차지해 지난달 27일 열린 2002학년도 촛불의식을 알리는 포스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촛불의식은 더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촛불의식이 있기 전날 밤 너무도 설레는 마음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임상실습복을 입고 가지런히 머리를 올리는 순간 이미 간호사가 된 듯한 기분 마저 느껴졌습니다. 2년 동안 간호대학생으로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 순간만큼은 `내가 드디어 간호사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들었습니다. 실습복을 입고 있는 동안에는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만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교수님과 4학년 선배로부터 촛불 하나씩을 전해받은 후 나이팅게일 선서를 낭독했습니다. 진정한 간호사가 되기 위하여 마음 속에 꼭 새겨야 할 나이팅게일 선서의 글귀 하나 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때로는 간호사의 길이 어렵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촛불의식에 임하던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과 나이팅게일 선서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나이팅게일에 비해 작고 연약한 존재지만 훗날에는 그 분처럼 훌륭한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작고 낮은 곳에서 넓고 높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새처럼.
촛불의식은 진정한 간호사란 어떤 존재이며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환하고 밝게 타오르던 촛불 앞에서 내가 걸어왔던 길을 반성하며 좀 더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선배님들이 그랬듯이 제게도 이번 촛불의식은 일생동안 가슴 벅찬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김 정 연(경희대 간호과학부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