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
홍 경 숙(국군간호사관학교 1학년)
[국군간호사관학교] 홍경숙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06-27 오전 10:57:29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이 어린이날 대전시 가수원동 사회복지법인 `한마음'을 방문해 봉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마음'은 정신지체·시각장애·뇌성마비 등 200여명의 장애인들이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으로, 우리 학교에서는 4년 전부터 생활교사를 대상으로 응급처치교육을 실시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전개해왔다.
국군간호사관생도가 되어 처음으로 가진 봉사활동이었던 만큼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가슴 한 켠에는 설레임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날 행사가 `1일 부모 되어주기'였던 만큼 나도 한 친구의 부모역할을 담당했다. 조그만 체구를 가진 14살의 정신지체아가 바로 그 아이였다. 곁에 다가가기만 하면 수줍어 고개를 돌리며 피하려고만 들던 아이였지만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손을 꼭 잡은 채 누나, 동생이 되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 또래들처럼 장난치기를 좋아하고 노래 부르며 춤추는 것을 즐기는 그 아이를 보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단지 보통 아이들보다 표현하는 능력이 서투를 뿐이었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많은 것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그 아이의 미소는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그 아이뿐 아니라 그 곳 사람들은 모두 해맑은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해하며 다른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즐거워하던 그들을 보며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힘든 일이기에 불평하고 조건이 맞지 않기에 화를 냈던 내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생각했다. 건강하다는 단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데 말이다.
봉사하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진정한 휴머니즘이 무엇인가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순수함으로 가득 찬 `한마음' 원생들과 함께 한 하루는 빛나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의 나이팅게일 후예'를 꿈꾸는 우리 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의 마음속에 그들의 해맑은 웃음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