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와 함께하는 기쁨
이 매 내(전북 임실군 하운암보건진료소)
[하운암보건진료소] 이매내 neww@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08-30 오전 11:49:08

보건진료소에서는 소외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만성질환관리사업, 방문보건사업, 노인보건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주민들의 '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여러 생각 끝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고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벌이게 됐다. 여기에 일반인 자원봉사자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어 하운암보건진료소의 활동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3년 전 65세 이상 농촌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이·미용 봉사 계획을 세우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던 적이 있다. '과연 얼마동안이나 봉사할 수 있을까' '서로 마음이 통하는 봉사자라면 좋을텐데' 하면서 노심초사했었다. 그때 마침 시골 교회에서 사역하며 노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봉사자를 만나 한달에 한번씩 꾸준히 시골 어르신들의 이·미용을 도우며 따뜻한 교제를 계속할 수 있었다.
우린 중풍으로 쓰러진 할머니의 집을 찾아서 산동네 오르막길을 함께 오르내리고, 소변에 젖어 누워있는 분의 길어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이발해드렸으며, 소아마비와 정신지체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찾아 비포장도로를 구불구불 달려서 찾아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언어장애가 심한 할머니, 인공항문과 절단된 다리 때문에 업고 다녀야하는 할머니,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손만 움직이는 아줌마 등의 집을 방문하며 보람된 마음으로 이발을 해드렸다.
이·미용 봉사활동을 계속하던중 거동이 불편한 분들과 치매노인들의 목욕봉사도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봉사 중에 가장 힘든 것이 목욕봉사라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모두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알게 됐다. 봉사자들의 따뜻하고 성실한 태도는 어렵고 힘든 일을 기쁜 것으로 만들었으며 노인들을 공경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일하는 내가 더욱 힘이 나고 삶의 새 기운을 공급받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지역 목욕차가 쉬는 월요일이면 40∼50분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달려가 빌려오고 할아버지를 씻길 때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애쓰는 봉사자, 이발도 목욕도 싫다고 벼락같은 소리를 지르는 치매 할머니를 아기 다루듯 설득해 목욕시키는 봉사자, 노인들의 두꺼워진 손발톱을 깎아드리는 선한 봉사자들….
이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보건진료소에서의 하루하루가 정말 보람차다. 지면으로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의 지역주민들을 살피고 돌보는데 우리의 힘을 더욱 모으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