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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을지대간호학과 교수] 임숙빈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04-12 오전 11:42:00

정신간호학회에서 마련한 일본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견학 연수프로그램에 학회 회원 13명과 함께 참여했다.

일본에 도착해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오가노마찌종합보건센터였다. 이곳은 정(町) 수준에서 운영하는 보건센터인데 장애자 재택관리 지원사업을 하면서 환자 조기발견에 주력하는 '건강만들기'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센터에서는 주간치료소, 정신발달지체자 입소시설, 정신장애자작업소, 장수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많아 더불어 사는 사회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우리도 점심식사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도시락을 대접받았다. 노인을 위한 시설 구석구석까지 보고 돌아오는 길, 어린이들이 그렸다던 노인들의 무표정한 초상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둘째날은 아사이병원으로 향했다. 1959년에 개원한 이 병원은 정신과 371병상과 내과 87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요병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간호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간호 요구도를 결정하고 수준별 간호표준에 따라 수행하고 있었다. 병원 근처에는 생활훈련시설들과 그룹홈 등이 있었는데 특히 새로웠던 것은 노인홈 중 개별주거시설이었다. 이곳에는 보통 집처럼 문패도 붙어있고 간단한 음식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병원과 복지시설 등을 연계하는 보건사업을 할 때 사례관리 개념을 적용하고 있으나 자격을 갖춘 관리자는 아직 없어 보건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가 맡아한다고 했다. 앞치마를 입고 노인들을 씻기는 직원들의 밝은 표정을 인상적으로 보고 나오는데 자원봉사를 하러 왔다는 여학생들의 환한 웃음이 또한 눈길을 끌었다.

다음 날은 동경도립타마종합정신보건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이 곳은 정신건강정보 제공, 지역정신보건복지활동 지원, 관계인력 교육, 연구활동 등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종합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직·간접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생활·작업훈련을 주로하는 통원프로그램, 퇴원을 앞두고 약물복용법이나 식사준비 등을 훈련하는 사회복귀병실, 숙박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숙박훈련은 퇴원 후에도 필요할 때는 잠깐씩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견학을 마치고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의 권위자인 사사끼 교수님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토론을 통해 일본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은 정신질환자가 발병한 후 병원의 치료와 재활서비스를 받고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와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순환체계가 잘 발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역사회 정신건강사업을 할 때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보다는 다양한 대상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일차적 평가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역할을 더 중시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보건인력을 교육하여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사사끼 교수는 "한국인들의 스페셜리스트를 높이 평가하고 자긍심을 갖는 특성이 자칫 제너럴리스트의 중요성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연수를 마치면서 머릿 속은 "일본에서 보고 배운 것 중에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한편 원없이 갈아타 본 동경의 지하철과 말로만 듣던 push man, 창 너머로 철로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의 아침 식사, 우뚝 솟은 후지산 등이 즐거운 추억으로 함께 자리잡았다.

임숙빈(을지대 간호학과 교수)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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