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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 치료공동체 'Daytop'
[인하대간호학과] 이미형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04-12 오전 11:31:51

알콜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신보건간호사로서 평소 지역사회 중심의 알콜중독재활 프로그램 가운데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치료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알콜 및 약물중독 관련 기관에 근무하는 전문가 15명과 함께 알콜·약물중독자들을 위한 치료공동체의 모델이 되고 있는 '데이탑(Daytop)'을 방문하게 됐다. 이 중 간호사는 필자 혼자였다.

Daytop은 O' Brian신부가 1963년 창립한 치료공동체이다. 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각 지역마다 Daytop이 세워져 있다.

치료공동체는 병원과 같이 질병중심의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질서와 규칙아래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과 자립심을 길러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모델이다.

Daytop에서는 스탭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침실에 들어가거나 프로그램에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정해진 규칙를 지키는 범위안에서 충분한 자유가 허락되기 때문에 가정과 같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Daytop의 스탭들은 간호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와 Daytop에서 운영하는 상담가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상담가 과정을 이수한 스탭가운데는 알콜이나 약물 중독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곳은 뉴욕 라인벡의 '매너하우스 데이탑'과 뉴저지의 '멘담 데이탑'이었다.

매너하우스 데이탑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로, 3층 목조 건물에서 25명 정도가 입소해 생활하고 있었다. 1층은 식당, 도서관, 세미나실, 휴게실, 간호사실 등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2층은 상담가들의 방들로 구성돼 소그룹 상담과 치료 등이 진행됐다. 3층은 침실과 상담실로 꾸며져 있었다.

멘담 데이탑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로, 주변에 오래된 나무와 수녀원이 자리하고 있어 매우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멘담에 머무는 3주 동안 견학은 물론 각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실습은 입소자들이 Daytop에 처음 방문했을 때의 면담법과 적응을 돕는 방법, 치료자 역할, 알콜·약물남용으로 인한 손상 부위 사정, 각 단계의 상담교육, 아웃리치(outreach)상담가 역할 등으로 진행됐다. 아웃리치는 시설에 입소하는 것이 아니라 낮병원처럼 정해진 시간에 Daytop에 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멘담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가운데 '타이트하우스(tight house)'가 가장 인상 깊었다. '타이트하우스'는 Daytop에 입소한 후 규칙을 어겼거나 약물남용, 동료간의 성관계, 거짓말 등의 잘못을 저지른 것을 고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입소자들이 미리 준비하지 못하도록 예고없이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입소자와 스탭이 함께 치유여행을 떠난다.

멘담에서의 마지막 날, 스탭과 입소자들이 우리를 위해 '한국인의 날'을 마련해 주었다. 태권도 시범, 제기차기, 윷놀이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잡채와 불고기 등 한국음식을 준비해 함께 나누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Daytop에 머무는 동안 상담가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다. 1년에 1달러의 임대료만 받고 3층건물을 아웃리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정부의 알콜·약물중독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한없이 부럽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Daytop과 같이 입소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을 돕는 지역사회 중심의 알콜중독 재활프로그램 모델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하대 간호학과 교수 ·이미형알콜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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