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간호문학상 시 당선작
금연클리닉의 오수(午睡)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12-23 오후 15:20:07
- 심은정 (경기도 성남시)
꾸벅꾸벅,
옛집을 찾아 간다
젊은 아버지가 고쳐놓은 철문은 아직 단단하다
녹슨 문고리를 당기면
묻어두었던 세월이 감자처럼 줄줄이 걸려나올 것이다
젊은 아버지는 여기서 늙은 아버지가 되었고
늙은 아버지는 그 후로도 점점 늙어가더니
그만 자유로워지셨다
하늘을 보면,
아버지가 피워 올리던 도넛이 떠 있다
아버지는 하늘에서도 뻐끔뻐끔
구름과자를 만들고 계신 걸까
흐르는 새떼를 가로질러
구름 징검다리가 드문드문 놓여있다
유년에서 저쪽 성년으로 펄쩍 뛰어 건너자니
너무 멀다 아버지, 좀 더 촘촘히 놓아 주세요
세월만큼은 어쩌지 못하시는지
아버지는 더 높은 하늘로 총총하셨는데
얼핏 눈 떠보니,
담배를 피우다 막 들어온 흡연자들이 짜글짜글하다
세월을 건너뛰지 않으려면 금연하세요.
늙은 냄새를 지우고 싶다면 금연하세요.
민트와 구름 맛의 금연 껌을 씹으세요.
혀를 잘라 드릴까요?
생각을 수술해드릴 수도 있어요.
이런 말들은,
오수를 건드린 당신들에게 드리는 나의 덕담이다
까맣게 굳어가는 금단(禁斷)의 말씀이다
꾸벅꾸벅,
옛집을 찾아 간다
젊은 아버지가 고쳐놓은 철문은 아직 단단하다
녹슨 문고리를 당기면
묻어두었던 세월이 감자처럼 줄줄이 걸려나올 것이다
젊은 아버지는 여기서 늙은 아버지가 되었고
늙은 아버지는 그 후로도 점점 늙어가더니
그만 자유로워지셨다
하늘을 보면,
아버지가 피워 올리던 도넛이 떠 있다
아버지는 하늘에서도 뻐끔뻐끔
구름과자를 만들고 계신 걸까
흐르는 새떼를 가로질러
구름 징검다리가 드문드문 놓여있다
유년에서 저쪽 성년으로 펄쩍 뛰어 건너자니
너무 멀다 아버지, 좀 더 촘촘히 놓아 주세요
세월만큼은 어쩌지 못하시는지
아버지는 더 높은 하늘로 총총하셨는데
얼핏 눈 떠보니,
담배를 피우다 막 들어온 흡연자들이 짜글짜글하다
세월을 건너뛰지 않으려면 금연하세요.
늙은 냄새를 지우고 싶다면 금연하세요.
민트와 구름 맛의 금연 껌을 씹으세요.
혀를 잘라 드릴까요?
생각을 수술해드릴 수도 있어요.
이런 말들은,
오수를 건드린 당신들에게 드리는 나의 덕담이다
까맣게 굳어가는 금단(禁斷)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