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간호문학상 소설·수기 부문 심사평
따뜻한 작품 많아 읽는 즐거움 커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12-23 오전 10:21:12

전상국(작가/김유정문학촌장)
우리나라에서 특정 직업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상 연륜 30년은 간호문학상이 유일할 것이다. 이 뜻깊은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대한간호협회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소설부문〉 예년의 수준을 넘어서는 좋은 작품을 당선작품으로 얻게 되어 기쁘다.
당선작 「세미 이야기」(김영나)는 읽은 6편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30년 연륜의 문학상에 걸맞은 뛰어난 수준을 보였다. 아이의 눈으로 본 외국인 근로자 학대 이야기를 냉정한 시각으로 긴장감 있게 그려냄으로써 글쓴이의 역량 확인에 부족함이 없었다. 오솔길이 아닌, 본격적인 작가 수업에 들어가도 부족함이 없는 작가적 재능이라는 말로 축하를 대신한다.
가작 「순이 아줌마」(김도희)는 당선작 수준에는 조금 뒤지지만 좀 모자라는 한 여인네와 같은 병실을 쓰는 `순이 아줌마'와 `금자 할머니'의 캐릭터를 매우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선에는 들지 못했지만 「현규 이야기」(문지현)도 입상작과 끝까지 겨룬 좋은 작품이었다는 것을 아쉬운 마음으로 전한다.
〈수기부문〉 읽은 18편의 작품 모두가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쓴 글이라 읽는 즐거움이 매우 컸다.
「손수건」(최성희), 「아빠 안녕」(조문애), 「격리실에서 만난 그녀」(박미선) 등 세 편을 놓고 뽑는 이는 많이 고민했다. 읽는 이에 따라 그 우열이 달라질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고심 끝에 「손수건」을 당선작으로, 「아빠 안녕」을 가작으로 했지만 외국에 나가 일하고 있는 박미선 님의 글을 선에서 제외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 다음 기회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당선작 「손수건」은 남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은 사람이 될 것을 꿈꾸고 간호사가 되었지만 뜻하지 않게 암수술까지 받는 환자의 몸이 되어 겪어내는 그 투병 과정이 매우 진솔하게 서술된 작품이다. 자신이 간호사이기에 살 수 있었다고 말하는 글쓴이의 마음 다짐 또한 인상적이다.
가작 「아빠 안녕」은 호스피스병동에서 죽어가는 이의 곁을 지켜보며 가족들과의 마지막 작별을 주선하고 있는 글쓴이의 아름다운 마음이 읽는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김아롬, 전희진, 윤오복, 윤성주, 최경아 님의 글은 뽑힌 글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좋은 내용의 수기였다는 것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