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간호문학상 수필 가작
관계자 외 출입금지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1-06 오전 09:53:43
- 김동숙
내가 일하는 곳은 무균병동이다. 그래서 일반 병동과는 달리 이곳에 들어오려면 자동문을 한번, 2M남짓 떨어진 여닫이문 한번, 이렇게 두 번을 통과해야 한다. 밖에서 보면 자동문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여느 문구보다 선명하게 빨간색으로 쓰여 있다. 그리고 자동문을 지나 여닫이문을 통과하기 전, 문 바로 앞에 세면대와 모자가 있고 여닫이문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손 씻기와 모자착용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게끔 되어있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지만 자동문 바깥쪽에서는 안을 전혀 볼 수 없어 병실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외에는 안이 어떤 구조인지 전혀 알 수 없으며,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빨간색 문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선뜻 들어오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과의례를 정말 통과만 하고 여닫이문을 벌컥 열고 성큼성큼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 안에 있는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이럴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관계자인 나보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들어온 관계자외의 사람이 더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일하다가 모자를 쓰지 않은 외부인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어떻게 오셨나요?”라며 어벙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기 십상이다. “○○환자 찾아왔는데요.”라는 대답이 대다수이나 나는 그 대답보다 먼저 그들의 당당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소심한 내 성격상 처음 이곳에 들어오고자 했을 때 자동문 앞에서부터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빨간 문구에 압도되어 들어가도 되는지 망설이다 누군가 들어갈 때 엉겁결에 따라 들어가 여닫이문 밖에서 눈치보다 얼굴만 들이밀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살짝만 열고, 묻기 전에 꼭 “저기요.”가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작년 이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처음 관계자신분으로 출근하던 날 내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하고 떨었는데…. 그 후로 몇 달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어찌 외부인은 관계자인 나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을 그리 당당히 들어 올 수 있는지 나로선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모든 관계자가 나와 같은 생각까진 하지 않겠지만 종종 있는 외부인의 방문에 적잖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분명 출입금지구역에 들어온, 조금 심하게 말해 침입자임에도 누구하나 “여기 들어오시면 안됩니다.”라고 손부터 젓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있는 관계자들은 이런 외부인의 침입에 어느 정도 너그러운 것인지도…. 아니면 너무 안전한 곳에 있다고 방심한 나머지 갑자기 들어온 침입자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습득하지 못한 것일까?
이런 침입자의 유형은 경험상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내가 속하는 “들어가도 되겠소?”형! 얼굴만 빠끔히 내밀고 조심스레 묻는 경우로 충분히 대응가능하다. 둘째, “난 할거 다 했으니 들어가겠소.”형! 통과의례를 거치고 우선 안으로 들어와서 묻는 경우로 외부인이 들어왔다는 것에 조금 당황하겠지만 말을 더듬지 않을 자신은 있다. 셋째, “내 알아서 하리다.”형! 통과의례 다 생략하고 간호사를 지나 복도를 따라 성큼성큼 들어가는 경우로 문제는 바로 이때다. 난 벌떡 일어나 어벙한 표정으로 말도 더듬으며 “어..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물을게 분명하다.
무균병동의 관계자로서 이런 침입자의 대처방법에 대해 미리 숙지해두지 않으며 혼나기 십상이다. 그 대처방법이란 것이 사실상 별게 없지만 알아도 당황하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실습도 필요하다 하겠다. 난 지금 2년 가까이 실습중이나 아직 세 번째의 경우 항상 어벙한 표정과 말더듬이 세트를 항상 침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관계자인 나의 당당함이 침입자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나 보다.
‘관계자 출입금지’구역의 관계자가 된 이후 소심한 나에게도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나도 그 출입금지라고 빨간색 사선 두 줄까지 그어져 있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관계자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어떻게 오셨나요?”하고 물어보진 않을는지….
내가 일하는 곳은 무균병동이다. 그래서 일반 병동과는 달리 이곳에 들어오려면 자동문을 한번, 2M남짓 떨어진 여닫이문 한번, 이렇게 두 번을 통과해야 한다. 밖에서 보면 자동문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여느 문구보다 선명하게 빨간색으로 쓰여 있다. 그리고 자동문을 지나 여닫이문을 통과하기 전, 문 바로 앞에 세면대와 모자가 있고 여닫이문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손 씻기와 모자착용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게끔 되어있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지만 자동문 바깥쪽에서는 안을 전혀 볼 수 없어 병실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외에는 안이 어떤 구조인지 전혀 알 수 없으며,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빨간색 문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선뜻 들어오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과의례를 정말 통과만 하고 여닫이문을 벌컥 열고 성큼성큼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 안에 있는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이럴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관계자인 나보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들어온 관계자외의 사람이 더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일하다가 모자를 쓰지 않은 외부인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어떻게 오셨나요?”라며 어벙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기 십상이다. “○○환자 찾아왔는데요.”라는 대답이 대다수이나 나는 그 대답보다 먼저 그들의 당당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소심한 내 성격상 처음 이곳에 들어오고자 했을 때 자동문 앞에서부터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빨간 문구에 압도되어 들어가도 되는지 망설이다 누군가 들어갈 때 엉겁결에 따라 들어가 여닫이문 밖에서 눈치보다 얼굴만 들이밀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살짝만 열고, 묻기 전에 꼭 “저기요.”가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작년 이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처음 관계자신분으로 출근하던 날 내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하고 떨었는데…. 그 후로 몇 달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어찌 외부인은 관계자인 나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을 그리 당당히 들어 올 수 있는지 나로선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모든 관계자가 나와 같은 생각까진 하지 않겠지만 종종 있는 외부인의 방문에 적잖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분명 출입금지구역에 들어온, 조금 심하게 말해 침입자임에도 누구하나 “여기 들어오시면 안됩니다.”라고 손부터 젓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에 있는 관계자들은 이런 외부인의 침입에 어느 정도 너그러운 것인지도…. 아니면 너무 안전한 곳에 있다고 방심한 나머지 갑자기 들어온 침입자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습득하지 못한 것일까?
이런 침입자의 유형은 경험상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내가 속하는 “들어가도 되겠소?”형! 얼굴만 빠끔히 내밀고 조심스레 묻는 경우로 충분히 대응가능하다. 둘째, “난 할거 다 했으니 들어가겠소.”형! 통과의례를 거치고 우선 안으로 들어와서 묻는 경우로 외부인이 들어왔다는 것에 조금 당황하겠지만 말을 더듬지 않을 자신은 있다. 셋째, “내 알아서 하리다.”형! 통과의례 다 생략하고 간호사를 지나 복도를 따라 성큼성큼 들어가는 경우로 문제는 바로 이때다. 난 벌떡 일어나 어벙한 표정으로 말도 더듬으며 “어..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물을게 분명하다.
무균병동의 관계자로서 이런 침입자의 대처방법에 대해 미리 숙지해두지 않으며 혼나기 십상이다. 그 대처방법이란 것이 사실상 별게 없지만 알아도 당황하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실습도 필요하다 하겠다. 난 지금 2년 가까이 실습중이나 아직 세 번째의 경우 항상 어벙한 표정과 말더듬이 세트를 항상 침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관계자인 나의 당당함이 침입자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나 보다.
‘관계자 출입금지’구역의 관계자가 된 이후 소심한 나에게도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나도 그 출입금지라고 빨간색 사선 두 줄까지 그어져 있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관계자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어떻게 오셨나요?”하고 물어보진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