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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회 수필 가작
웃음간호의 방정식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1-08 오전 08:25:55

- 이임선(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웃음치료간호사)

“아~하 하 하 하~ 우~후 후 후 후~”

암환자들과 함께 눈물과 웃음을 퍼 올리기를 시작한지도 4번의 계절이 바뀌었고, 우리의 크고, 작은 웃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라 흘러왔다. 분홍빛 봄에 피어난 웃음꽃은 지금도 시들지 않았고, 초록빛 여울물처럼 흐르는 여름의 웃음은 냉면처럼 시원함을 주었고, 저녁 노을빛 가을에 퍼 올리는 우리의 웃음은 들국화 향기처럼 사랑으로 번져왔다. 이때 누군가로부터 날아온 한통의 편지는 나의 웃음간호에 눈꽃처럼 하얗게, 하얗게 열정을 불태우게 했다.

그의 편지는 이렇게 열리게 된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무너졌습니다. 단순히 변비인줄 알고 찾았던 병원에서 ‘암입니다’라는 의사선생님의 이 한마디에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습니다. 멍했지요. 나처럼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 사람도 드문데, 암이라니…

2000년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고, 술은 적당히 마시고, 현미 잡곡밥에 토마토, 마늘을 매일 먹고, 운동도 빠지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마음 관리를 전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2월, 직장신검에서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왜 하필이면 나야? 내가 뭘 잘못 했다고… 분노와 우울증으로 잠 못 이루는 고통의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눈물은 또 왜 그렇게 많아지는지… 어린 아들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매일 매일 암 세포는 커 가는 것 같고,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S병원에서 수술과 방사선 치료, 그리고 공포의 항암주사를 맞는 동안의 고통은 가혹했습니다. 그리고 대장을 절제한 후유증으로 하루에도 수 십 번을 화장실을 다녀야 했고,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습니다. 그땐 정말 이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암주사를 맞을 때 백혈구 수치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우연히 웃음을 알고 웃기 시작하면서 백혈구 수치가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웃었죠. 암에 걸리고 제일 힘들었던 것은 삶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거였습니다. 나만 혼자 뒤처지는 것 같고, 아픈 몸으로 세상 살기가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웃음으로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삶이 즐거워졌습니다.

전문교육기관에서 웃음을 체계적으로 배우던 중 우연한 기회에 이임선간호사님의 웃음치료 강의를 듣고 웃음치료사로 활동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어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웃음을 잃고 사는 주위 분들에게 웃음을 전해 줄 수 있는 요즘, 전 무척 행복합니다.

크게, 길게 그리고 배와 온몸으로 하루에 5번 이상씩 웃으며 저는 외칩니다. 암에 걸린 인생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웃어요, 웃어 봐요 아~하 하 하 하 하~

편지는 이렇게 웃음으로 문을 닫았고, 나의 마음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처음엔 욕심으로만 이끌어 오던 나의 웃음교실은 서서히 열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더욱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웃음의 열기는 우리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바이탈 사인을 동시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웃음간호는 우리 모두에게 생기를 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유방암 환자 12명에서 시작된 나의 웃음치료 간호는 이제 수 백 명이 함께 참여하고 울고 웃는다. 그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나의 웃음간호의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웃음은 + 우리의 삶에 건강을 더해주고, 웃음은 - 우리의 삶에 불안과 분노, 열등감을 없애주고, 웃음은 × 우리의 삶에 행복을 곱해 준다. 그리고 웃음은 ÷ 우리의 삶에 희망과 사랑과 자신감까지 나누어 줄 수 있다. 치료적 의미의 웃음으로 간호가 이루어진다면, 간호의 질은 물론 나 개인의 삶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삶에 웃음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 세상과 나의 관계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웃음은 사랑이며, 기적이다. 웃음은 행복한 사람만이 가지는 특권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해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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