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시 당선
어제는 물이 새는 우주에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1-08 오전 08:24:54
-박보영
어느 우주의 여름 그 중간쯤, 나는
신화의 긴 역사만큼 자란 별자리 아래쪽,
어둠의 깊은 가랑이 속에서 잉태되어
칠 년이 칠억 번 흐르는 동안이나
잠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별자리 저 편에서 좌표를 잃은 늙은 행성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그 잔재가 이쪽으로 밀려오고
그렇게 부서진 조각들이 바로 이곳에서
새로운 별들로 재 융합하고 그 별의 빛 입자 속에서
또 다시 숱한 별의 유전자들이 진화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나를 깨운 것은 우주였을 것이다.
늦은 밤, 별의 궤도를 천천히 주시하며
수수께끼 속에서 막 걸어나왔을 때,
앞을 막고선 가냘픈 풀잎에 매달린
투명한 물방울 하나로 인하여 숱한 상상들이
내 껍질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내 본체를
올림푸스 산의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까지
밀어 올렸을 거라 믿었다. 저 먼 진리의 지평,
상상의 꼭짓점에 매달린 우주,
빛의 열매 하나가 향긋하게 걸린
성스러운 어둠 속에서 나는 성급히 인간을 벗었다.
어느 누가 이곳에서 인간을 말할 수 있을까.
속세의 언어가 화석이 되어버린 어두운 산비탈에서
나는 환하게 걸린 우주와 별자리와
그 사이에서 신이 되기 위해 끝도 없이
고행(苦行)한 행성들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초목과
바람과
산새들의 언어로,
어느 우주의 여름 그 중간쯤, 나는
신화의 긴 역사만큼 자란 별자리 아래쪽,
어둠의 깊은 가랑이 속에서 잉태되어
칠 년이 칠억 번 흐르는 동안이나
잠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별자리 저 편에서 좌표를 잃은 늙은 행성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그 잔재가 이쪽으로 밀려오고
그렇게 부서진 조각들이 바로 이곳에서
새로운 별들로 재 융합하고 그 별의 빛 입자 속에서
또 다시 숱한 별의 유전자들이 진화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나를 깨운 것은 우주였을 것이다.
늦은 밤, 별의 궤도를 천천히 주시하며
수수께끼 속에서 막 걸어나왔을 때,
앞을 막고선 가냘픈 풀잎에 매달린
투명한 물방울 하나로 인하여 숱한 상상들이
내 껍질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내 본체를
올림푸스 산의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까지
밀어 올렸을 거라 믿었다. 저 먼 진리의 지평,
상상의 꼭짓점에 매달린 우주,
빛의 열매 하나가 향긋하게 걸린
성스러운 어둠 속에서 나는 성급히 인간을 벗었다.
어느 누가 이곳에서 인간을 말할 수 있을까.
속세의 언어가 화석이 되어버린 어두운 산비탈에서
나는 환하게 걸린 우주와 별자리와
그 사이에서 신이 되기 위해 끝도 없이
고행(苦行)한 행성들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초목과
바람과
산새들의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