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간호사 다이어리, 간호를 말하다] 감동을 주는 행복한 리더
김홍연 가천대길병원 마취과 수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8-26 오전 11:09:12

신입간호사로 마취과 근무를 배정받고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서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인 것 같다. 그런데 어느새 수간호사가 되고 신입간호사들이 딸처럼, 아들처럼 예뻐 보이는 나이가 됐다. 수술실은 긴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간호현장으로 어떤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업무의 특성상 매일매일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서툴고 부족했던 내가 자부심을 갖는 전문가가 되고, 간호사들과 희망을 나누는 수간호사가 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돌아보면 선배님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신입간호사 시절, 나의 수간호사 선생님은 김장철마다 손수 지으신 밥과 김장김치로 정성의 밥상을 차려 간호사들의 마음을 포근히 채워주셨다. 언제나 밝고 환한,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리더십은 자리나 직책이 주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삶의 자세로부터 깊은 깨달음을 줄 수 있을 때 발휘된다.
감동적인 순간이 사람을 변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감동은 진심에 있고, 진심은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감동을 전하는 수간호사가 되고자 노력해왔다. 귀한 자녀를 맡겨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편지에 담아 신입간호사의 부모님께 전하고 있다. 업무에 지친 간호사가 사직서를 제출할 때면 진심어린 염려와 걱정으로 몇 번이고 고민을 들어주며 다시 간호의 길 위에 서게 했다. 아픈 간호사의 집을 찾아가 따뜻한 죽을 건네며 선배님들이 나에게 주셨던 사랑을 더해 그들의 손을 잡아줬다.
병원에서 주최하는 간호사를 위한 `cheer up' 행사에선 웃음 마중물이라는 닉네임으로 웃음치료사가 돼 행복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교육 강사로 활동하면서 소중한 생명을 소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열정을 다해 뜨겁게 가르치고 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주는 감동은 세월이 흘러도 큰 영향력을 미친다. 지치지 않는 열정을 품고 감동을 전하는 행복한 리더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