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를 위한 분노조절 워크숍 4] 분노 조절의 실천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7-23 오전 09:46:05

◆“화내는 것은 아주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화내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화를 조절하는 자신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대처하면 된다. 화를 내는 것은 장점이나 강함의 상징이 아니고, 화를 조절하는 능력이 장점이며, 강함의 상징이다.
◆화를 안 내는 것이 아니라, 잘 내는 것이다◆
화가 나는 것은 선택하기 어렵지만, 화를 어떻게 표현할지는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언뜻 생각하면 화가 날 때마다 화를 드러내는 것 같지만, 우리는 실제로 화가 나는 모든 상황에서 화를 내지는 않는다. 화를 낼 때가 있고, 참을 때가 있으며, 조금 화를 낼 때가 있고, 많이 화를 낼 때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 화나는 상황마다 화의 표출 방식을 실제로 선택하고 있다.
화의 표출은 얼마나 분노했느냐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화를 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더 화를 낸다. 우리를 화나게 한 대상이 우리보다 강하거나 지위가 높거나, 화를 내는 경우에 심한 피해를 당하게 된다는 것이 당장 확실하면 우리는 기꺼이 화를 참는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확실히 화를 조절할 능력이 있다. 우리보다 강한 자들은 우리에게 분노 조절 능력이 있다는 것을 늘 일깨워주고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자주 준다.
◆화내는 방식 - 카타르시스 효과의 제한성◆
상담심리학자들은 우리가 화를 내는 방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게 된다고 말해준다.
화를 잘 참는 사람은 화를 참는 것을 발전시켜왔고, 화내 버릇한 사람은 화를 잘 내는 상태에 쉽게 빠진다. 화를 내고 나면, 감정이 정화된다는 카타르시스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뿐이다. 별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
부정적 감정이 쌓였을 때, 화를 내서 감정의 짐을 내려놓으려는 방식은 비슷한 상황들에서 화를 내는 습관을 강화한다. 웬만큼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게 되는 버릇이 굳어진다. 화내는 행위는 학습이 되고, 화내는 습관은 화내기 쉬운 개인 특성이 되고 성품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분노에 대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화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이 클수록 화를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감정 자체는 직접 다루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감정을 바꾸려고 하는 것보다 직접 조절할 수 있는 행동을 조절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감정 대신 화내는 행동을 잘 조절하면 화로 인한 2차적 피해를 줄이고, 화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것도 더 잘 이룰 가능성도 열린다. 효과적으로 화낼 줄 아는 멋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생각들로 인해서 화가 더 날 수 있고, 화난 상태에서의 언행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어떤 생각들은 화를 절제하게 하고, 자신의 모습을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행동도 마찬가지다. 도움이 되는 화 표출 행동과 그그렇지 않은 행동이 있다. 화에 대해서 도움이 되는 생각과 그렇지 않은 생각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도움이 되지 않은 생각들◆
1) 화가 나면 어쩔 수가 없다?
-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도 우리의 두뇌는 뭔가를 계속 따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판단을 내리고 있다.
2) 내가 바르게 행동하면 나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 내가 바르게 행동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내 행동과는 별개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3) 내가 딱 보면, 그들의 생각과 의도를 알 수 있다.
-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도를 그렇게 늘, 누구를 대상으로 하거나, 잘 파악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내 자신의 의도를 알기 힘든 행동을 할 때가 있고, 내 생각조차도 생각이 너무 많으면 뭐가 내 생각인지 정리되지 못한다.
4) 저 사람은 일부러 나한테 화를 내는 것이다.
-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화가 난 사람 앞에 내가 우연히 있게 된 경우가 더 많다.
5) 화가 나서 한 행동은 내 책임이 아니다.
- 화가 아무리 나더라도 그로 인한 행동은 그 행동을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상대가 화나게 했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서 한 행동은 내가 한 것이기 때문에 내 책임이다. 물론 상대가 너무 못되게 굴었다면, 정상이 참작된다.
6) 화내는 사람은 나쁘거나 모자란 사람이다.
- 나쁘거나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화가 나면 그런 상태에 빠지거나 그렇게 행동하기 쉬울 뿐이다. 누구나 화가 나면 그렇게 될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7) 화를 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 확실히 화를 내고 나면, 잠시라도 화가 더 심해진다. 화를 내고 나면 후회할 때가 더 많고, 후회할 만한 행동을 저질러서 다시 화가 날 경우가 많아진다.
◆도움이 되는 생각들◆
1) 누구나 화가 날 수 있다.
2) 나에게도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낼 수 있다.
3) 화나는 일도 반드시 끝이 나고 지나게 된다.
4) 내가 화를 붙잡지 않으면, 화는 나를 잘 붙잡지 않는다.
5) 생각해보면 그건 그다지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6) 화를 냈다고 해서 바보가 되거나, 악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7) 화가 나는 것이라기보다는, 화를 내는 것이다.
8) 화내는 것은 내 책임이다.
9) 더 잘, 멋지게 화를 푸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
◆내 자신의 화 & 다른 사람의 화◆
[디퓨징], [나는 왜 항상 욱하는 걸까?], [투덜이의 심리학], [내 감정 사용법], [감정은 습관이다], [따귀 맞은 영혼] 등은 화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을 치유하며, 다른 사람의 분노를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책이다.
내 자신의 화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화를 직접 조절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화에 대한 생각에 집중하면서, 화를 표현하는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 분노 조절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애초에 화낼 필요가 없는 것, 화내봤자 소용이 없는 것은 화를 내는 목록에서 걸러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마음에서 화낼 필요가 없는 것들의 목록을 늘리고, 화가 났던 많은 일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화를 조절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상대가 화를 내는 이유를 파악하고, 그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화내는 사람을 보게 되면 거울 신경세포의 작용으로 인해 우리도 화나는 상태에 들어서게 된다. 화를 화로 대응함으로써 분노의 불길이 번지게 한다. [디퓨징]에 나오는 이런 말을 명심해야 한다.
[ 당신이 분노에서 출발한다면 다른 누군가의 분노를 촉발하게 된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당신이 스스로 힘이 있다고 느끼는지,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지, 남들이 당신을 알아봐준다고 느끼는지, 화가 나는지, 좌절감을 느끼는지, 외로운지 등에 영향을 준다.” ]
따뜻하고, 진실하고, 다가가기 쉬워서 다른 사람들이 편안하고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화를 무장해제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화와 다른 사람의 화를 존중하고, 그것을 인정한 다음, 그 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더 나은 행동을 찾는 것이 우리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상황을 한탄하고, 결국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게 만들도록 분노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화와 소통하고, 화를 길들여야 하는 것이다. 화가 나기 시작하는지 알아차렸다면 당장 길게 심호흡을 시작하라. 호흡을 늦추면서 화를 대화의 창으로 초대하라.
<글 : 멘탈케어 주현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