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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위한 분노조절 워크숍 3] 분노의 해체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6-19 오전 07:30:19

◆우리의 멘붕◆

‘한국인들은 자신이나 상대의 분노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피해의식에 더 빠지게 된다. 한국인들이 느끼는 멘붕의 핵심은 ‘질투’와 ‘의심’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온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질투,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과잉이 멘붕의 원인이다. 상식적으로 기대하는 결과가 이뤄지지 않고, 반칙과 편법이 계속 통용되는 것을 관찰하는 허망함, 사회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멘붕을 심화시킨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정확히 지적한다.

화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화를 내는 환자와 환자 가족이 많다.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은 분노 발전기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불만을 말하려다가 짜증을 부리고 상대는 방어적으로 나온다. 상대가 거부한다는 생각에 의해 분노가 증가한다. 상대를 상처주려는 거친 말하기는 되갚아주려는 대결을 촉진한다.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기 이전에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다.

불만이 있는 환자가 아무 간호사에게나 자초지종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의료진과 병원에 대한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책임이 아니고, 책임질 수도 없는 것에 대한 분풀이 대상’이 되는 것이어서 거부감과 불편함을 일으킨다. 그런 상태에서 상대를 수용하고, 배려행동을 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으며, 자연스럽지도 않다. 화내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디퓨징◆

화에 이끌려서 더 큰 손해를 초래하는 것보다는 나은 대처를 해야 한다.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고, 다른 사람의 분노에 대처하는 것은 분노를 ‘느끼는’ 것에서 ‘분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으로 관점을 옮김으로써 가능한데 그것을 디퓨징(defusing)이라고 한다.” 화에 대한 생각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화났다는 것, 화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더욱 열받게 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화를 감추려고 한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억눌려 있어서 어디에 있는지, 언제 나오게 될지 모르는 상태인 분노’는 조절되지 못한다. 감춰진 화는 어딘가에서 곪아 터지게 마련이며, 거듭해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고, 누군가를 탓하고 우울해지게 되는 것이다. 억눌린 분노는 무기력감, 스트레스, 좌절감, 반감으로 바뀌게 된다. 자기가 내고 있는 화를 조절할 수 없으니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하고 계속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분노 훈련◆

환자나 가족들 중에는 분노를 느끼면 그 강력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다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분노는 뇌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가 여러 가지 파괴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자신과 타인의 화를 파악하고, 그것이 어떻게 드러나야 좋은가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원칙을 실천하고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욕 대신 평범한 표현을 한다. 목소리가 높아지면 자리를 피한다. 원인보다 해결책에 집중한다.’와 같은 것이 좋은 예다.

우리는 아주 어려서부터 화를 느끼지만, 화를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은 훨씬 나중에 배운다. 분노반응은 자연적으로 갖춰져 있지만,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은 후천적으로 연습을 통해 다져지는 기능이다. 언어능력이나 사고능력처럼 개발해야 하고, 개발하면 우리의 존재를 향상시킨다. 화가 나면 호흡이 빨라지는데, 호흡이 빨라지면 심호흡을 하면서 늦추는 것도 좋은 조절방법이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내가 지금 화가 나고 있네.”라고 인정하고, 그 화난 상태의 정도와 진행 상황을 규정하는 것이다. ‘10점 폭발에서 현재 5점이고, 7점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식으로 분노상태를 체크하기만 해도 훨씬 더 분노가 통제될 수 있다.


◆화와 생각 습관◆

화를 내는 상황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점검하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환자나 선배가 화를 내는 상황에서는 “나에게 짜증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괴로우니까 화가 났고, 소리 지르는 방식으로 화를 풀려고 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능적인 상황 해석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 내가 모자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래서’ 불쾌한 감정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꼭 받아들여야 한다. ‘나쁜 경험을 절대 하고 싶지 않고, 나쁜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식의 기대가 강할수록 자신에게 일어나게 마련인 현실의 부정적인 부분들로 인한 괴로움은 커진다. 비현실적인 기대가 현실에 대한 적응력과 회복능력을 방해하는 것이다.

괴로움은 내가 오래 붙잡고 있지 않으면 곧 사라지게 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지금의 괴로움이 굉장하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이미 지난 괴로움은 오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든 괜찮아질 것이고, 실제로도 괜찮아진다.


◆해체가 쉽지 않은 화는 어떻게?◆

만약 화가 나게 된 상황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과하고 오래 지속되는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면, 자신에게 내재된 분노의 존재를 파악해야 한다. 마음속의 응어리, ‘미해결과제’와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심이 많고, 믿을 수 있는 선배나 상담가와 함께 자신의 깊은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깊은 상처가 없어도 화가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화를 다루는 감정 습관과 사고 습관이 화를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은 일도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며, 다시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 생각을 강화하게 되는 분노의 발전기가 작동한 결과다.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공포감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화낼 일들이 많아 보이니 더 기분이 나빠지기 쉽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쉽게 화를 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하는 말을 모두 비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질투심이 많고 남의 불행에 쉽게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실제로 자존감이 낮다고 한다.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질투심이 많으며, 다른 사람들이 안 되는 모습에서 불안 감소라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우리를 화내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이미 화를 낼 준비를 한다.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사람은 화를 잘 다룰 가능성도 높다. 어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잘 푸는지를 관찰하고 롤모델로 삼아 배워야 한다.

자존감의 향상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 자신의 삶이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믿음,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자신의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찾아내려는 노력, 다른 사람들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행복해지지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려놓고, 이미 있는 것들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자존감이 향상된다. 여유로운 생각습관은 화낼 필요를 줄이며, 화를 잘 조절해주는 심리적 기반이 되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사는 사람을 찾아보라. 아니면 자신이 그렇게 살기로 하던가.

<글 : 멘탈케어 주현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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