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간호사 다이어리, 간호를 말하다] 긍정적 조직문화 만드는 ‘따뜻한 카리스마’
안정희 칠곡경북대병원 수간호사
[편집국]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3-18 오후 13:52:39

수간호사가 어떤 방침과 마인드로 병동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환자치료와 간호의 흐름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올해로 수간호사 4년차가 된 나는 종종 첫 발령받았을 때를 생각하곤 한다. 수간호사로 첫 발을 내디딘 곳은 새로 오픈한 병동이었고,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간호사들이 함께 배치됐다. 승진의 기쁨도 잠시, 수간호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압감과 신입간호사를 교육하며 병동을 운영해야 하는 긴장감에 가슴은 늘 요동쳤다.
하지만 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열정과 의욕은 두려움을 서서히 없애줬다. 병동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환자안전과 긍정적이고 밝은 조직문화 만들기였다.
능숙한 경력간호사는 안전한 환자간호 제공을 기대만큼 훌륭히 해냈으나, 신입간호사들이 늘 걱정이었다. 신입간호사가 저지르는 작은 실수들로 나는 그들을 대변하며 해결사가 돼야 했고, 그 속에서 그들이 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했다.
병동 관리자 역할을 해내면서 말기 암환자와 보호자를 면담하고 지지하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환자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을 때의 떨림을 잊을 수 없다. 평간호사로 일할 때는 여러 여건에 의해 충분히 시간을 쏟지 못했던 환자의 마음을 읽고 다독여 주는 일에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기뻤다.
간호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따뜻함을 강조했다. 화목한 병동이 되길 원했고,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일의 능률을 극대화하려면 간호하는 사람의 마음이 편안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간호사들은 미소를 머금은 백의의 천사로 변해갔고, 업무능력도 두드러지게 향상됨을 느낄 수 있었다. 환자의 얼굴에서도 만족감이 느껴졌다. 한 병동에서 수간호사의 영향력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내가 계획하고 생각했던 병동 운영방침과 리더십에 대해 고민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확고해지는 것 하나가 있다. 그것은 간호사들의 멘토를 자처하며 따스한 눈길로 그들과 행복한 동행을 하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