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소리 - 간호사가 되고 싶은 이유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11-23 오후 14:54:51

어릴 적 `생명의 신비'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출산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세 딸을 모두 자연분만한 어머니에게 출산과정에 대해 자주 묻곤 했다.
이런 호기심이 이어져 대학에 와서도 모성간호학을 가장 흥미롭게 공부하고 있다. 분만실이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고 싶기에 분만실과 신생아중환자실 실습이 즐겁다.
분만실 실습 중에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의 감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내가 만난 산모는 초산부였으며, 41주 4일째 되던 날 자연진통이 시작됐다. 출산의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어떻게 하면 산모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간호사 선생님과 함께 산모에게 심호흡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곁에서 같이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산모는 심호흡을 잘 따라했다. 진통이 시작될 때는 마치 내 배가 같이 아픈 것 같았고, 계속된 심호흡으로 어지럽기도 했다. 이렇게 2시간이 지나자 간호학생으로서 만나는 산모가 아닌 내 인생의 `멘토'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분만실로 옮겨졌고, 아기가 힘차게 울면서 태어났다. 그 순간 산모는 자연분만을 못할 줄 알았는데 너무 좋다며 빙긋 웃었다. 산모는 아기에게서 눈을 못 떼고 있었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벅찬 감동에 눈물이 흘렀다. 축하인사도 못하고 있는데 오히려 산모께서 고맙다는 말을 먼저 건넸다. 어머니가 떠올랐고, 출산의 극한 고통을 세 번이나 겪은 어머니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산은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고, 극한의 고통이 피워낸 꽃이었다. 이 벅찬 감동을 간직할 것이다. 산모가 어떻게 하면 덜 고통스럽게 아기를 낳을지, 어떻게 해야 아기가 건강하게 산모를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다. 극한 고통에 두려워하고 있는 산모에게 지지적인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간호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간호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실습이었다. 내가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진심이 담긴 말을 전할 때 힘을 내고 웃고 있는 나의 환자를 만나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