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칼럼-삶을 통한 가르침
박승월 소장(군산간호대학 봉정요양병원)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02-23 오후 16:26:05

지난달에는 오래 미루어 오던 숙제를 하나 마칠 수 있었다. 뜻이 맞는 몇몇 동문들이 모여서, 퇴직하신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당신의 삶 자체로 올곧은 가르침을 주셨던 간호부서장님을 모시고, 아름다운 고택에 머물면서 그 때 그 시절의 많은 이야기와 추억들, 그리고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삶에서 진정한 친구 셋을 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바꾸어 표현하자면 “진정한 스승을 모신 사람이야 말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도 업무 중에 생기는 문제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부서장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적절한 해답을 얻곤 한다. 그 분은 간호에 대한 신념이 분명하셨고, 간호행정은 물론이고 간호위상이나 권익, 교육에 있어서도 남다른 분별력을 가지셨다. 원칙과 정직함으로 타부서와 많은 어려움 앞에서도 늘 당당하셨다. 사회정의와 여성문제, 정치의 중요함까지도 배울 수 있었다. 간호협회 지부의 일에서도 정당함과 조화로움을 지적하곤 하셨다.
임상에서 실제적인 연구를 시도하기 위해 간호사 이직문제에 대한 논문을 쓰셨는데, 현재 간호계의 중요 쟁점이 되는 것과도 일치한다. 당신 생일에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손수 장만하여 간호부서 책임자들을 초대한 것은 우리에게 정을 나누어 주시던 시간이었다.
남편과 서로 존중하는 삶을 사신 두 분의 댁에는 문패가 나란히 걸려 있는 것 또한 오래된 일이다. 요즈음 내가 지켜본 분 중에 가장 성공적인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다. 역사공부를 위해 역사 탐방팀에 속해 계시고, 산행과 운동에도, 그리고 새로운 책을 소개해 주실 정도로 많은 책을 대하고 계신다. 성경 공부에도 열중이셔서 나를 안심하게 해주신다.
몇 해 전 당신 칠순 생신에서 “내가 건강을 잃어 의사결정을 못하게 될 때에는 봉정병원의 박 선생에게 나를 맡기고 싶다”라고 공언해 가족들을 놀라게도 하셨다.
바른 간호를 하려는 나의 매일의 다짐 또한 이러한 가르침에서 비롯되었다. 좋은 후배들이 있어 당신은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늘 말씀하시지만, 많은 가르침을 삶으로 보여주신 분이 계셔서 나야 말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신은 저의 진정한 멘토 맞으십니다”라는 고백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