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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여성과 노동 그리고 간호사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8-26 오전 10:36:39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심각 한국 고학력여성 경제활동참가 저조

-탄력적 고용형태 보급·보육시설 확충 일과 가정 양립 지원 문화 정착돼야


 “남자들의 일은 해가 지면 끝나지만 여자들의 일은 끝날 줄을 모른다”는 영국속담이 있다. 여성들은 인류가 시작된 이래 줄곧 일을 해왔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다. 출산·육아기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형 취업구조가 견고하고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가운데 최하위이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면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침체를 우려하며 양질의 여성노동력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 나라의 경제 도약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의 급속한 증가를 동반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능력개발지수(GDI)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고 인정받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넘어서 경제적 도약을 위해서도 여성노동을 활성화시킬 때가 왔다.

 우리나라 청년여성들의 경제활동 진출은 선진사회 못지않게 활발하다. 그러나 출산·육아기를 거치며 취업여성의 20% 가량이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의 전체 평균을 낮추고 있다.

 또 학력 수준이 높은 여성일수록 노동시장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낮아, 결과적으로는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OECD 국가 중 꼴지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중고령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여성취업구조의 기형적인 특성 중 하나다.

 간호사는 한국여성노동사에서 장구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며, 해외에 진출해 국위를 선양한 대표적인 여성전문직이다.

 그러나 의료전문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닌 채 사회에 내딛는 첫발은 저임금과 과중한 업무의 현실에 묶이기 일쑤다. 뿐만 아니라 수직적 권위주의 문화가 강한 의료계에서는 간호사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이 부족해 간호사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지 않음으로써 간호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20~30대 우수 인력이 직장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2008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노동·건강 조건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교대로 일하는 간호사 가운데 89.4%가 불면증을 호소했고, 수면 부족도 86.2%에 이르렀다. 3교대 근무자 가운데 35.0%는 `지난 석 달 동안 15번 이상 식사를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무려 93.5%가 `이직 생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과중한 업무량을 꼽았다.

 젊은 간호사들이 현직에서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하려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일·가정 양립 지원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요구는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의 명칭을 2007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한 데서 시작해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의 우수한 여성인재들이 20대 후반부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경력단절형 취업유형은 여성 개인은 물론 국가 전체를 위해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직장과 사회 전반에 모성보호 관점이 확립돼야 한다. 출산한 여성들을 위한 휴가·휴직제도가 실질적으로 이용가능해야 하며, 수요자 중심의 보육시설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 또한 여성의 생애주기 및 가족주기에 따른 탄력적인 고용형태가 보급돼야 하며,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가족·생활친화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일하는 여성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게 되면 여성은 물론 그 여성이 속한 가족들의 행복도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인력활용의 극대화를 통해 국가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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