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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칼럼-인간에 대한 존경과 존중
홍옥동 춘천성심병원 간호부장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8-26 오전 10:32:12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다.

 어느날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계산대에 섰는데 앞에 한 흑인이 계산중이더란다. 차림이나 행색이 전형적인 빈민 모습이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푸드 스탬프로 장을 본 대금을 지불하더란다. 그리고 나서 현금을 주고 따로 고양이 사료값을 지불하더란다.

 푸드 스탬프란 미국 정부에서 수입이 없는 빈민들에게 주는 사회보장제의 일종이다. 굶어 죽지는 말라는 최소한의 인정이다. 그러니까 푸드 스탬프로는 기본적인 먹거리만 구입할 수 있을 뿐 술이나 담배 같은 기호품은 물론이고 사치품 따위는 구입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애완동물 사료도 살 수가 없다.

 푸드 스탬프로 살아가는 주제에 고양이를 키우다니! 월급에서 각종 세금으로 30% 가까이 빼앗기고 있는 것에 너무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친구는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미국인 동료에게 어제 목격한 광경을 털어놓고 목청을 높였다. 내가 피땀 흘려 내는 세금이 그따위 인간들을 위해 낭비되고 있단 말인가. 그때 미국인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가난한 사람은 고양이 기르면 안되는 거니? 너희 나라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고양이 기르면 위법이니?”

 그 말을 듣는 순간 친구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한 소름끼치는 깨달음을 느꼈단다. 그렇구나. 미국 민주주의는 이 같은 시민의식에서 이뤄진 것이구나.

 우리 속담에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살짝 잘못 뒤집으면 동냥을 주면 쪽박은 깨도 된다는 착각을 불러올 수도 있다. 도와주었으니까, 월급을 주니까, 세금을 냈으니까 … 특별히 남다른 뭔가를 기대해도 되는 게 아닐까. 쪽박을 깰 바에는 동냥을 안주는 게 나을지 모른다. 그러는 것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니까.

 우리는 참으로 오랫동안 생각과 사실(진실)을 구분 못하고 살아온 것 같다.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이 곧 진실이라고 굳게 믿어온 것이다.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부정적인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존중이 필요한 때다.

홍옥동 춘천성심병원 간호부장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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