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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간호사가 부족하다구요?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2-25 오전 10:15:01


이승우 연합뉴스 기자


 유난히 춥게 느껴졌던 2005년 겨울. 도하 언론에는 강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미담이 실렸다. 무려 43년 동안 이 땅의 한센병 환자들을 묵묵히 돌봤던 벽안의 두 수녀가 `조용히'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는 소식이었다.

 간호사인 이들은 지난 1962년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한국의 소록도를 찾아왔다. 고국의 의약품을 지원하고 의료진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 우리조차 무관심했던 한센인 자녀의 보육 지원까지 신경 썼다.

 이처럼 일생을 바쳐 고귀한 사랑의 유산을 이 땅에 남겼지만 정작 이들은 40여 년 전 들고 온 낡은 가방 하나씩만 들고 돌아갔다. 그리고 편지를 통해 “우리의 부족으로 마음 아프게 한 점 용서를 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들은 성직자이면서 동시에 간호사였다. 지금까지도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간호사'의 이미지는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실하고 배려심 깊고 희생의 미덕이 있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하얀 가운을 입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열이 뜨겁던 이마를 조심스럽게 짚어보던 내 유년기의 간호원 누나도 그랬다.

 그런데 요즘엔 `없어선 안 될' 간호사들이 부족해 난리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반적으로 간호사 숫자가 부족한데다 병원의 규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유명 대형병원들은 간호인력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데 병원의 규모가 작고 변두리로 갈수록 간호사 부족에 시달린다.

 이유가 뭘까. 사용자 격인 병원과 노동자 측인 간호사의 진단은 엇갈린다. 의사단체나 병원단체들은 간호인력의 절대적 부족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간호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간호협회에선 간호인력의 숫자는 충분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유휴인력이 많아서 간호사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것은 임금 등에서 합당한 처우를 못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곁들인다.

 양측 의견이 모두 일리 있겠지만 팽팽히 맞서지만 말고 어떤 해결책이든 찾아야 할 시점에 이른 것만은 분명하다. 보건의료인으로서 동업자 의식을 공유하고 한 발씩 양보하며 해법을 찾아야만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불행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간호사란 직종이 차지하는 역할의 중요성, 노동 강도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처우를 개선할 필요성까지 부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한간호협회 자료에 따르면 3년제 초임 기준으로 지난해 중소병원 간호사의 초임 평균은 130만 원 안팎이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1600만 원가량이니 대학을 나오고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사람의 임금으로는 적게 느껴진다. 당시 중소기업의 4년제 대학졸업자 초임 연봉이 2400만 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점을 볼 때 인력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간호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간호사 측의 주장을 간과하긴 어렵다.

 또한 면허증을 갖고도 취업을 하지 않는 간호사가 전체의 36%에 달한다고 하니 이는 국가적 낭비이다. 신규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장롱면허 간호사'를 일터로 불러들이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정부도 이제는 나설 때가 됐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제난, 취업난의 시기에 정부가 중소병원의 간호사 채용을 재정적으로 지원한다면 여러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가 간호사 부족 현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와 병원, 간호사가 머리를 맞대고 냉정하게 분석한 결과 낮은 수준의 처우가 문제로 판명된다면 이를 개선해야 한다. 만약 이 땅의 간호사들이 국민들의 눈에 여전히 희생과 봉사의 미덕을 실천하는 존재로 여겨진다면 조금 더 줘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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