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세계 수준 간호교육 위해 평가 필수
서순림(한국간호평가원장)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7-24 오후 16:45:48
-교과부, 대학 평가 · 인증 법적근거 마련
전 세계적으로 인적자원의 국가 간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고등교육의 수준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함으로써 질을 보장하고 상호인정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육인증제가 대두됐다. 특히 전문직업 교육에서 교육인증제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게 됐고,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인증평가는 대학의 책무로만 국한시키기에는 그 중요성이 매우 커 국가 차원에서도 평가의 효율성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한 데 이어,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및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지난 6월 20일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 평가기관의 전문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대학평가·인증기관에 대한 정부 지정제를 도입키로 했다. 지정요건의 세부기준에 대해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정 신청이 가능한 평가·인증기관은 평가전문기관·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학교협의체 및 학술진흥을 위한 기관이나 단체 등이며, 언론사는 해당되지 않는다.
학교는 해당기관의 교육·연구, 조직·운영, 시설·설비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한 자체평가 및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의 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도록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부터 인정받은 기관은 대학의 신청에 따라 대학운영의 전반과 교육과정(학부·학과·전공을 포함한다)의 운영을 평가 또는 인증할 수 있고, 정부가 대학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평가 또는 인증 결과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문직 내에서의 자율적인 관리체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또한, 대학정보공시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대학의 교직원과 재학생뿐만 아니라, 대학 선택을 앞둔 학부모와 학생, 졸업생을 고용하고 있는 기관에까지 대학의 자체평가 결과에 대한 요구와 반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로써 대학 운영에 있어서는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대학이 스스로 담당할 몫이 됐다.
인증평가 체계는 간호학만이 아니라 의학, 치의학, 공학, 경영학, 건축학을 비롯한 많은 전문직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국간호평가원은 이러한 국내외적 흐름에 맞춰 1990년대 후반부터 간호교육 인증평가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4년 처음으로 간호교육기관 인증평가를 시행해 2008년 현재까지 4년제 평가대상 대학 49개교 중 36개교, 3년제 57개교 중 20개교가 평가에 참여하면서 1주기 인증평가를 마무리하는 시점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간호평가원은 제1주기 간호교육 인증평가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사업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제2주기 사업에 대한 요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제1주기 종합평가연구를 시작하고 발전방향을 마련했다.
첫째, 우리나라 간호교육의 개선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둘째, 인증평가 절차를 좀 더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2주기 평가에서는 평가원이 평가결과를 판정해 주는 것에서 나아가 진단과 자문의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넷째, 간호교육과 실무현장에서 인식하고 있는 문제를 전체 간호계가 공유하도록 할 것이다. 다섯째, 간호교육 인증평가의 질적 수준과 타당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평가기준을 개발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나라 간호교육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함과 동시에 한국간호평가원의 인증평가제도를 선진외국의 인증체계와 상호인정될 수 있는 체계로 만드는 것이 과제다.
간호교육평가는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의사결정, 교육을 통한 가치와 목표달성 여부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것이지만, 외부에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간호교육이 학생에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대학 역시 간호교육의 운영과 결과가 적절한 지에 대한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 인증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호교육기관이 스스로 평가에 참여한다는 인식과 평가라는 기제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간호교육기관이 평가에 참여한다는 것은 용기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감수하는 교수와 행정가의 노력을 통해 대학의 건강한 교육정신을 대내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1주기 평가에 참여한 모든 대학은 참여 그 자체로 인정받고 격려받을 자격이 있다. 이 지면을 빌어 제1주기 간호교육 인증평가사업에 참여한 대학과 교수님, 평가자께 감사드린다. 2주기 간호교육 인증평가를 통해 사회와 현장이 요구하는 간호사, 세계 수준의 간호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